지난 27일 진행된 <특별생방송 대통령과의 대화>를 두고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인 통보였다”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자유선진당 의원들은 세종시 원안추진을 걸고 ‘의원직 사퇴’를 결의하기도 했다.

<대통령과의 대화>가 끝나자마자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아주 소중한 가치에 대한 철학이 전혀 없어 정말 실망스러웠다”면서 “대화라는 것은 쌍방통행이어야 하는데 대화라기보다 일방적인 통보였다”고 비판했다.

▲ 정세균 민주당 대표ⓒ미디어스

정 대표는 “행복도시문제에 대해서는 대안제시가 전혀 없는 일방적인 백지화 선언이었고, 4대강 사업이 대운하 전단계라는 것을 실토했다”면서 “(세종시, 4대강에 대한) 전체적 문제에 대해서 소상하게 내용을 알고 있는 것 같지 않았고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철학과 개념이 너무 없는 것 절망스럽다”고 개탄해 했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이 복지비를 늘렸다고 했는데 희망근로 예산은 실제 67%가 줄었고, 중소기업 지원기금도 2조 7천억 원이나 삭감됐다”면서 “대통령의 말과 실제 예산명세가 따로 노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이강래 원내대표도 “행정의 효율성은 중요하지만 수도권 집중의 폐해, 지역황폐화 문제, 국가균형발전의 중대성, 지방분권의 중대성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었다”고 비판했다. 또 “패널이 ‘국가균형발전을 어떻게 할 것인지’ 하는 물음에 한마디의 대답도 없고, 지난 10년 국가하천의 홍수 피해액은 4%밖에 안 된다. 소하천이나 지방하천이 문제인데 그에 대한 아무런 문제의식도 없었다”며 동문서답한 이명박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도 특별 성명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원안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할 뿐 아니라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고 이를 백지화하려는 조급한 마음에 사로잡혀 있다”고 지적했다.

▲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여의도통신

이 총재는 “이명박 대통령은 수도 분할, 수도 분할 이야기하는데 행정부처 일부만 옮기는 것은 수도 분할이 아니라는 것이 헌재가 이미 판단한 내용이지만 헌재의 판단도 무시하고 있는 것인가”라며 “또 세계에서는 이처럼 행정권을 분산 배치한 예가 많다. 그런 예가 없다는 것도 무지한 얘기”라고 비판했다. 그리고 “세종시 원안은 행정부처 일부 이전 외에 자족도시로서의 기능을 갖추는 교육, 문화, 첨단정보화 도시, 산업 기능 등 모든 자족기능을 갖추도록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이어 “4대강 사업으로 정부는 경제적 효과를 창출한다고 하지만 단적으로 우선 4대강 사업을 통해서 창출할 수 있는 일자리는 단순 노동”이라며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일방적으로 대통령에게만 기회를 주는 것은 공정치 못하다”면서 “오늘 밤 대통령은 자신의 세종시, 4대강 사업 등에 대한 견해를 충분히 밝혔다. 그렇다면 반론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언론에 강력하게 요구했다.

자유선진당 소속 의원들은 긴급 의총을 열어 “자유선진당 모든 당직자는 세종시 원안사수 및 수정 저지투쟁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하고 이 총재에게 사퇴서를 제출했다.

이밖에도 민주노동당은 “이명박 대통령이 ‘서민정책’을 이야기하면서 ‘용산참사’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며 “대통령과 야당대표들의 ‘끝장토론’”을 제안했고, 진보신당도 “국민들의 합리적인 지적을 대단히 자의적으로 폄하하는 일방통행 두 시간이었다”고 혹평했다. 친박연대 역시 논평을 내고 유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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