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설치, AS 기사들의 정규직 전환 여부로 주목받고 있다. 지금 추세라면 통신3사 가운데 유일하게 LG유플러스에서만 도급제 설치기사가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SK브로드밴드 협력사와 비정규직노동조합은 지난 27일 국회에서 협약식을 맺고 이달 말까지 협력사인 홈센터를 통해 설치 기사들의 정규직 전환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KT는 이미 설치기사 대부분을 자회사 KT서비스를 통해 고용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내달까지 도급제 설치기사의 정규직 전환을 예고한 바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도급제로 통신사와 계약을 맺고 개인사업자 설치기사가 통신시설에 대한 유지관리를 하는 것이 정보통신공사법을 어겼다며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통신사에서는 발등에 불 떨어진 양, 도급제 설치기사의 정규직 전환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LG유플러스의 도급 기사 정규직 전환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에는 모두 2300여명의 현장기사들이 있다. 이 가운데 도급 기사는 1300명 수준인데, 설치기사들을 정규직 전환 고용을 위해 이들을 고용하는 센터가 비정규직 노동조합과 고용 계약에 관한 협상을 시작해야 하지만,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SK브로드밴드의 경우 지난 1월부터 설치기사들 정규직화를 위해 비정규직노조와 센터협의회가 만나 고용전환에 관한 협상을 진행했다.

최영열 희망연대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장은 “아직 어느 누구와도 협상하지 않았다”며 “정규직 전환에 관해서는 아직 사측누구와도 소통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최영열 지부장은 “도급 기사들을 정규직 전환하라고 하면 한군데 센터는 센터 사업권을 반납하겠다고 하는 데도 있고, 어떤 센터는 정규직 전환을 하겠다고 해놓고 구인사이트에 ‘도급 기사 모집’ 광고를 내기도 했다”며 도급 기사들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협력센터의 반발이 심하다고 전했다.

LG유플러스가 도급기자 정규직 전환 선언 이후에 협력 센터에서 도급 기사를 모집한다는 구인광고 (잡코리아 관련 화면 캡처)

최영열 지부장은 정규직 고용전환 협상을 나서지 않는 LG유플러스 협력센터에 대해 “기존의 편법과 불법을 이어가기 위한 것이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최영열 지부부장은 “어떤 센터는 명목상 정규직인 사람들이 30여명 가량 있지만, 이들의 임금체계는 AS하면 7천원, 설치하면 1~2만원을 주는 도급 기사와 똑같다”며 “도급제 임금체계로 받는 돈을 기본금으로 고쳐 신고만 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명백한 불법이고 편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영열 지부장은 “센터가 노조와 고용전환 협상 없이 추진하는 정규직화는 이렇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며 “정규직 전환은 고용조건이 바뀌는 문제이기 때문에 반드시 노조와 협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 협력 센터 “이달 말까지 정규직 전환…협상할 필요 없어”

박종수 LG유플러스 협력사 협의회 대표는 “센터별로 조금 차이는 있다”면서도 “이달말까지 정규직 전환이 대부분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종수 대표는 “센터와 기사들이 정규직 계약을 하면 되는 것”이라며 “누구와도 협상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센터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도급 기사들의 정규직화를 요청하며 최대한 이른 시간에 정규화를 마치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가 정규직 전환을 한 만큼, LG유플러스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협력사들 문제이기 때문에 LG유플러스 입장에는 최대한 이른 시간에, 큰 잡음 없이 진행하기를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아래는 최영열 지부장 인터뷰 전문이다.

- LG유플러스 도급 기사 정규직 전환이 내달 마무리되나?

하청업체 정규직인데, LG유플러스 정규직이라고 자꾸 보도가 되는 것 같다. 뭉개고 있는 데도 있고, 대부분 묵묵부답이다. 한군데 센터는 사장이 ‘정규직 하면 센터를 반납하겠다’고 하는 얘기를 내부 게시판에 올린 적도 있다. SK브로밴드처럼 획일화된 논의 체계가 없다, 중구난방이다. 누구와 협상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조합에는 도급기사들 가입이 늘고 있다. 오늘도 11명이 가입했다.

- 언론보도나, 원청인 LG유플러스가 하는 말과 다른 것 같다

센터협의회 대표가 있는 센터에서 구직사이트에 도급 기사 모집 광고를 내기도 했다. 이달에 나온 광고다. 정규직 전환에 대해 센터는 전혀 의지가 없다.

- 원청인 LG유플러스는 의지가 있나?

센터장 회의에서 원청인 LG유플러스의 주문이 논의됐다고 한다. 원청은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데, 하도급 기사들에게 체감되는 바가 없다. LG는 기업이념이 정도경영인데 유플러스는 아닌것 같다. 버젓이 불법을 자행하는 센터에 대해 어떤 제재나 계약해지가 없다. 최근에 사고가 몇 건 일어났는데 조합원 말고는 산재처리 받은 사람이 없다.

- 산재처리를 하지 않으면 불법이지 않나?

센터에서는 안전공구 미지급, 임단협 위반, 임금 체불 등 불법행위가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 원청에선 어떤 조치도 없다. 방조하고 있다.

- 센터협의회장은 이달 말까지 정규직 전환을 자신하고 있다
어떤 센터는 명목상 정규직인 사람들이 30여명 가량 있다. 이들은 4대 보험만 가입했고, 기본급이 신고됐다. 하지만 AS하면 7천원, 설치하면 1~2만원을 주는 임금체계는 도급 기사와 똑같다. 도급제 임금체계로 받는 돈을 기본금으로 고처 신고만 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명백한 불법이고 편법이다.

고용조건이 바뀌고 근로계약서를 쓰는 것인데 여전히 자기 맘대로 하겠다는 것이다. 어떻게 정규직 전환을 할지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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