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침몰한지 1073일 만인 23일 오전 전남 진도 맹골수도에서 수면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오전 10시 현재 높이 22m인 세월호 선체를 해저면에서 24.4m까지 인양했다고 밝혔다. 당초 세월호를 수면 위로 13m까지 끌어올리는 작업은 이날 11시까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날 오후 늦게 또는 저녁에나 가능할 것으로 수정됐다.

인양전문가 공길영 한국해양대 교수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선체에 연결된 66개 인양줄의 균형이 무너져서 한쪽으로 무게 중심이 쏠리면 도미노 현상이 연속해서 터지기 때문에 선체의 균형을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진도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23일 오전 전남 진도군 사고 해역에서 세월호 인양 고박작업(배를 고정시키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세월호가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뒤 이날 수면 위로 처음 떠오른 것은 정확히 1천73일 만이다. 2017.3.23 photo@yna.co.kr(끝)

공 교수는 배의 상태에 대해서는 "현재 보이는 흰색 부분들은 선체 상부 구조물로, 뻘 위쪽에 있었던 부분이라 원형이 보이는데 아마 뻘에 묻혀 있던 부분은 심하게 훼손되리라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또한 "당시 구조를 위해서 선체에 일부 구멍을 뚫은 부분이 있고, 리프팅빔을 설치하는 과정에서도 파공이 생겼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훼손이 많이 됐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공 교수는 수습이 되지 않은 시신이 남아 있을 가능성에 대해선 "사람이 긴급한 상황을 당하고 나면 안쪽으로, 밀폐된 공간 쪽으로 이동하는 그런 본성이 있다“며 ”아마 실종자는 선체 아주 구석진 부분에 들어가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그는 "그 부분에 접근이 가능하면 실종자 수색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대부분 실종자들은 선체에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사고 초기에 갑판장에 나와 있다가 배 밖으로 실종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미수습자인 단원고생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 씨는 이날 CBS라디오<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배가 약간 올라왔을 때는 올라왔구나 해서 다윤(미수습자)이 엄마랑 붙잡고 막 좋다고 했다. 배가 올라와 모습이 드러났을 때는 우리 딸이 거기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대성통곡했다”고 말했다.

(진도=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22일 오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인양 구역에서 미수습자 가족이 본인양 진행과정을 지켜보면서 오열하고 있다. 2017.3.22 cityboy@yna.co.kr(끝)

이금희 씨는 “지금 잭킹바지를 바라보면서 ‘잘 돼야지. 잘 돼야지’ 이 말밖에 할 수 없다. 이 간절한 마음으로만 기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처음 사고가 나서 팽목항에 내려갔을 때 많은 분들이 도와줬다”며 “그 마음으로 세월호가 올라오고, 공정이 잘 풀리고, 9명의 미수습자들을다 찾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함께해 주시는 분들의 마음이 모일 때 세월호가 올라올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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