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자유한국당의 유력한 대선후보로 손꼽히는 홍준표 경남지사가 노무현 정부를 "뇌물로 시작해 뇌물로 끝난 정권"이라고 비하, 또 다시 '막말' 파문이 일고 있다.

▲홍준표 경남지사. (연합뉴스)

22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부산·울산·경남 제19대 대통령 후보자 비전대회'에서 홍준표 지사는 "노무현 정부는 집권 초 안희정 뇌물로 시작해 박연차 돈 640만 달러를 받았고, 끝날 무렵에는 본인이 직접 뇌물을 받았다"면서 "뇌물로 시작해 뇌물로 끝난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홍준표 지사의 막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9년 당시 민주통합당 소속이었던 추미애 의원에게 "일하기 싫으면 집에 가서 애나 보든지 배지 떼라"고 했고, 태권도협회장으로 재직 당시에는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기자에게 "안경을 벗기고 아구통을 날리겠다"고 폭언을 가했다.

2011년 6월 한나라당 대표 경선 출마 기자회견에서는 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자기 정치하다가 자기 성깔에 못이겨 그렇게 가신 분"이라고 비하했고, 한나라당 대표 경선 TV토론에서는 상대 후보인 나경원 의원에게 "거울보고 분칠이나 하는 후보는 안 된다"고 발언했다. 10월에는 "이대 계집애들 싫어한다"면서 "꼴 같잖은 게 대들어서 패버리고 싶다"고 말해 여성 비하 논란을 일으켰다.

2011년 7월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 여기자를 향해 "너 진짜 맞는 수가 있다. 버릇없게"라고 말했고, 11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달 내에 FTA 통과되면 기자 안경을 벗기고 '아구통'을 한 대 날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2012년 12월에는 한 종편 언론사 경비원이 출입을 제지하자 "넌 또 뭐야? 니들 면상 보러 온게 아니다. 네까짓 게"라고 막말을 퍼부었고, 지난해 7월에는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하는 정의당 소속 여영국 경남도의원을 향해 "2년 간 단식해봐. 쓰레기가 단식한다"고 말했다. 여 의원을 가리키며 "그 앞에 쓰레기를 치워달라는 것",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 등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지난달 16일 성완종 리스트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후 기자회견에서는 "일부 양박들하고 청와대 민정수석이 사건을 만들었다"면서 "'양박'은 양아치 같은 친박이라는 뜻"이라고 신조어까지 만들어냈으며, 28일에는 더불어민주당의 대권주자 문재인 전 대표에게 "지금 민주당 1등 하는 후보는 자기 대장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고 막말을 쏟아냈다.

지난 2일 SBS 8시 뉴스에 출연한 홍준표 지사는 '막말'논란에 대해 질문하는 김성준 앵커에게 "자꾸 별로 기분 안 좋은 질문만 하는데, 김 본부장은 박근혜 비판하고 잘렸다가 언제 돌아왔나"라고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김 앵커가 "그런 일은 없다. 그런 말씀 나눌 자리는 아닌 것 같다"고 화제를 돌리려 하자, "잘렸다가 돌아온 거냐"고 재차 추궁하기도 했다. 지난 16일에는 김진태 자유당 의원이 대구 서문시장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겠다는 자신의 계획을 비판하자 "상대할 가치가 없는 어린 애"라고 평가절하했다.

22일 보다 못한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홍준표 지사의 계속되는 막말에 비판을 가했다. 심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준표 지사의 막말과 기행이 눈 뜨고 못 봐줄 지경"이라면서 "아이들 귀에 들어갈까 걱정스런 수준의 막말 퍼레이드를 펼친다"고 지적했다. 심상정 상임대표는 자유당을 향해 "홍준표 지사의 천둥벌거숭이와 같은 행태를 언제까지 지켜볼 것이냐"며 조치를 촉구했다.

한편 지난 15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홍준표 지사는 보수진영의 유력한 대선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21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매일경제·MBN의뢰, 19~20일 전국 유권자 1509명 대상, 유·무선 병행 조사, 응답률 9.8%, 신뢰수준 95%에서 표본오차 ±2.5%p)에서 홍 지사는 8.4%의 지지를 얻어, 보수진영 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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