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노조가 구관서 사장 신임결정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EBS 노조는 21일 "EBS의 정치적 독립과 공영방송으로서의 위상강화를 위한 투쟁은 계속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 "이번 투표에는 1국가 1공영 론에 매몰되어 있는 특정 정당에 강력히 대처하기 위해서 공영방송 사장으로서의 책무를 다해주길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이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EBS 사장 중간평가위원회는 지난 19∼20일 재적 인원 582명을 대상으로 사장의 신임을 묻는 찬반투표를 벌였다. 그 결과 투표에 참가한 513명(투표율 88.1%) 중 350명(68.2%)이 '신임'에 표를 던졌다. '불신임'은 161명(31.4%), 무효는 2명(0.4%)이었다.

사장이 중간평가를 통과하려면 '재적인원 과반수 투표, 투표인원 과반수 찬성'이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이에 따라 구관서 사장은 잔여 임기 2년을 채울 수 있게 됐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이다.

EBS의 정치적 독립과 공영방송으로서의 위상강화를 위한 투쟁은 계속된다.
- 사장 중간평가 결과에 대한 노조의 입장 -

EBS 노동조합은 06년 9월 19일부터 2개월간 부적격 공영방송사장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공영방송 사수투쟁을 전개하였다. 공영방송 사수투쟁이 장기간으로 치닫게 되어 EBS에 대한 시청자들과 시민사회단체의 우려가 커졌다. 그리하여 전국언론노동조합의 중재로 지난해 11월 15일 'EBS의 정치적 독립과 위상강화를 위한 노사합의서'에 따라 업무시작일로부터 1년 이내 사장의 중간평가를 실시한다고 합의하면서 사수투쟁을 잠시 접었다.

07년 10월 이후 EBS노사는 '사장 중간평가는 EBS노사의 문제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는 물론 방송 유관단체와의 약속임으로 사회적 합의정신에 따라 중간평가를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지난 11월 19, 20일 이틀간 5개의 평가항목을 기초로 한 투표를 실시하였다. 총유권자의 과반수이상 투표와 과반수이상 신임 표를 획득해야만 3년의 임기를 마칠 수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직원들은 과반수이상 찬성표를 던져주어 사장이 잔여 임기를 마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었다.

투표 결과만을 본다면 지난 1년간 EBS 위상강화와 공적재원 확보 노력에 대한 우호적인 평가일 수도 있지만, 방통융합 환경 속에 흔들릴 수 있는 EBS를 살려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직원들의 의식 속에 가득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반증했다. 또 경제격차가 교육격차를 양산하고 결국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현실과 대선을 앞둔 복잡한 상황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번 투표에는 1국가 1공영 론에 매몰되어 있는 특정 정당에 강력히 대처하기 위해서 공영방송 사장으로서의 책무를 다해주길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이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수십 년간 EBS는 끊임없이 통폐합의 대상으로 거론되었다. 사장 중간평가 합의서의 핵심 사항도 노사는 EBS의 정치적 독립을 지키고, 민영화를 비롯해 공사의 위상을 훼손하는 일체의 기도에 대해 공동으로 대처한다고 밝히고 있다. EBS 사장과 경영진은 직원들의 의지가 중간평가 과정에 그대로 녹아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사회적 합의로 이끌어 낸 사장에 대한 중간평가는 EBS노사가 성실히 이행하였다.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EBS에게 다가오는 재정적 위기, 위상의 위기다. 이를 타계하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단결된 힘이 더욱 절실하다. ‘조직의 화합’이란 과거를 잊고 ‘좋은 게 좋다’는 의미가 아니다. 중간평가 이후가 중요하다. 우선, 개인의 역량과 조직에 대한 희생을 할 수 있는 인사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야 한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다. 우리는 사장이 밝힌 중장기 계획들에 적극 협조할 것이며, 감시와 견제의 역할 또한 계속해 나갈 것이다.

여러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의 지원과 언론노조 산별 중앙의 중재로 합의한 공영방송EBS 사장 중간평가를 EBS노사는 성실히 이행하여 마무리를 지었다. 사장 중간평가는 EBS구성원들에게 사장평가문제와 함께 우리 안의 이슈들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EBS가 우리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공적인 서비스로서의 EBS가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토론이 벌어진 것으로 안다. EBS에 대한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신 시민사회 및 방송현업 단체와 언론노동자 동지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끝으로 EBS노동조합은 EBS에게 주어진 교육 받을 기회의 평등권과 평생교육이라는 설립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EBS의 정치적 독립과 위상강화를 위한 공영방송 사수투쟁을 계속해나갈 것을 다시 한 번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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