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1일 MBC<100분 토론>에 참석해 MBC 해직언론인 문제 등을 거론하며 국회에 계류 중인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안희정 충남지사 역시 공영방송은 정파에 따라 좌우돼선 안 된다며 ‘언론 민주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안 지사와의 상호토론 시간에 갑작스럽게 MBC 해직언론인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오늘 (MBC에) 들어올 때 MBC해직기자들이 피케팅 하는 앞을 지나 토론회에 들어오면서 정말 미안한 마음이었다”며 “국민들이 적폐 청산을 말하고 있는데 적폐 청산 가운데 가장 중요한 하나가 언론 적폐 청산”이라고 말했다.

(서울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왼쪽부터),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최성 고양시장이 21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100분 토론' 민주당 대선후보 6차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7.3.21 photo@yna.co.kr(끝)

이어 “만약 공영방송이 제 역할을 다했다면 대통령이 탄핵되고, 범죄 피의자로 소환, 구속돼야 하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공영방송을 장악해 국민의 방송이 아닌 정권의 방송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토론 진행을 맡은 박용찬 논설실장을 향해 “박 실장 앞에서 말하기 미안하지만 MBC는 심하게 무너졌다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문 전 대표는 “공영방송의 공공성 및 언론자유 회복이 시급하다”며 “지난 대선 때 해직언론인들 전원 복직을 약속했는데, (이들은) 아직도 길거리에 있다”고 말했다. 또 “(MBC는)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도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고, 탄핵 정부 속에서 후기 사장 인사를 강행했다”며 “그 이후에는 탄핵 반대 집회를 찬성하기도 하고, 탄핵 다큐 방송을 취소하기도 했다”고 일갈했다.

그는 “(MBC가) 공영방송으로서 언론의 자유 및 공공성 회복이 시급하고, 해직언론인 복직은 즉각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하고 싶다. 또 공영방송은 선거에서 중립성을 유지해야 하고, 나아가 정권이 방송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지배구조 개선’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한 뒤 안 지사에게 이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안 지사는 “언론 민주화는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다들 자기들이 집권하면 공영방송은 정부를 위해 일해야 한다고 하면서 공영방송을 틀어쥐려한다. 반면, 야당이 되면 공영방송은 국민의 것이니까 공정해야 한다고 말한다”며 “그래서 공영방송 관련 법 하나 개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새 리더십으로 국가 개혁과제인 언론 개혁을 위해 여야를 뛰어넘어 합의해야 하는 것 아닌가. 언론 개혁에 정파를 뛰어넘는 합의를 통해 ‘언론 민주화’를 마무리하자”고 강조했다.

▲21일 오후 3시께 전국언론노동조합 김연국 MBC본부장과 대화 중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사진=언론노조 MBC본부)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김연국)은 이날 오후 3시부터 MBC경영센터 2번 출입구 앞에서 ‘공영방송 정상화’, ‘MBC경영진 파면’ 등의 요구를 내걸고 피케팅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4시부터 MBC<100분 토론> 녹화에 참여할 예정이었던 더불어민주당 경선 주자들에게 MBC가 처한 현실을 호소했다.

문 전 대표는 MBC본부 조합원들을 만나 해직언론인 문제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에 대한 공감을 표시했고, 이재명 성남시장은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짧은 멘트를 남겼다. 반면, 안 지사는 현재 MBC상황에 대한 이해 부족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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