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미디어스

Updated 2017.5.23 화 08:04
상단여백
HOME 블로그와 탁발의 티비 읽기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좌절로부터 살아남는 목적으로서의 저널리즘[블로그와] 탁발의 티비 읽기
탁발 | 승인 2017.03.21 09:27

“그것이 결국에는 좌절로부터 살아남는 목적이고 명분이었습니다”

3월 20일의 앵커브리핑은 평소와 달랐다. JTBC 기자들과 <뉴스룸>의 앵커이자 JTBC 보도부문 사장으로서의 손석희 자신의 이야기를 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제목도 ‘시청자 여러분께’였다. 어찌 보면 다소 침울해 보였거나 아니면 결연해 보였다고도 할 수 있을 온도가 앵커에게서 감지가 됐다.

직접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홍석현 회장의 사임에 따른 의구심에 대한 대답은 저널리즘 수호라는, 부정할 수 없는 JTBC의 빛나는 훈장으로 대신했다. 사적이면서도 공적이어야 하는 저널리즘의 이중적 위치 속에서 광고주나 권력을 비판하는 일이 쉽고 당연하다고 할 수는 없음을 알아달라는 의미도 슬쩍 보였다.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 '시청자 여러분께'

사적이면서도 공적인 존재, 그 역설의 저널리즘은 그래서 대체로 후자를 희생시킴으로써 생존을 타협해왔다. 그것은 누군가 진정한 저널리즘을 꿈꾸고 실천하고자 했다면 분명 좌절이고 절망일 것이다. 이날 손석희 앵커는 몇 가지 중요한 말을 남겼지만 가장 아프고 무겁게 다가온 말이 그래서 “그것이 결국에는 좌절로부터 살아남는 목적이고 명분이었다”는 토로였다. 

너무도 척박한 저널리즘의 풍토 속에서 잘한다는 칭찬하는 동시에 JTBC에, 손석희에게 우리는 너무도 많은 것들을 일방적으로 기대하고 또 요구한 것은 아닌지 반성을 하게 된 결정적 한 문장이었다. 손 앵커는 계속 이어갔다. “가장 가슴 아픈 건 저희가 그동안 견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던 저희의 진심이 오해 또는 폄훼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뉴스룸>에 대한 오해나 폄훼의 원인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공동의 목표가 이뤄지고 이제 다시 대통령 선출이라는 정파적 목표로 갈리면서 좀 더 날카로워졌을 것이다. 그렇지만 <뉴스룸>에도 폄훼의 이유까지는 몰라도 오해의 소지가 전혀 없었다고는 말할 수 없는 적지 않은 일들이 있었다. 물론 그것은 저널리즘의 본질에 대해서 말하는 상황에서 거론할 것은 못 되는 지엽적인 요소일 것이다. 

“저희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명확합니다. 저희는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을 위해 존재하지 않습니다”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 '시청자 여러분께'

이 말은 우리가 <뉴스룸>과 함께 열광적으로 애정했던 특검의 윤석렬 검사를 떠오르게 했다. 국정원 댓글사건 파문 때 윤 검사가 했던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그 말의 강직함이 전해졌다. <뉴스룸>이라면, 손석희 앵커라면 이런 말의 자격이 충분하다. 친박단체가 아니라면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JTBC의 업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손앵커는 대단히 무거운 말 한마디로 말을 맺었다. “그 실천의 최종 책임자 중의 하나이며, 책임을 질 수 없게 된다면 저로서는 책임자로서의 존재 이유를 찾기 어려울 것입니다” 적어도 저널리즘의 복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시청자에 대한 약속이고, <뉴스룸>이 고뇌해야 했던 외부요인들에 대한 선언 아니 결의로 받아들여도 좋을 것 같다. 

일단 지금까지 우리가 신뢰해온 손석희에게 직접 들고 싶었던 모든 것들을 들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고민과 고충이 없지는 않았겠지만 망설이거나 미루지 않고 바로 의중을 전달한 태세가 믿음직스럽다. 어떤 일이 있어도 지금까지 지켜왔던 긍지를 저버리지 않겠다는 것과 어떤 유혹과 압박에도 굴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각오로 읽혔다. JTBC 안팎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든 <뉴스룸>은, 손석희는 평소대로 또 그렇게 저널리즘을 실천할 것이고, 이는 항상 내일의 최선을 약속하는 그 설레는 클로징을 기다려도 좋다는 의미일 것이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탁발  treeinus@hanmail.net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탁발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2길 22 가든빌딩 608호 (우) 07238  |  대표전화 : 02-734-9500  |  팩스 : 02-734-2299
등록번호 : 서울 아 00441  |  등록일 : 2007년 10월 1일  |  발행인 : 안현우  |  편집인 : 안현우  |  개인정보책임자 : 윤희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희상 팀장
Copyright © 2011-2017 미디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mediaus.co.kr

ND소프트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