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프로야구는 외부적인 여건이 참 긍정적으로 흘렀던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몇 년간 호재로 가득했던 프로야구. 지난해의 경우 새 구장 효과가 컸죠. 프로야구는 몇 년간 꿈꾸던 800만 관중을 돌파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하기도 했는데요. 2015년에는 10개 구단 시대를 열며 736만, 2년 연속 계속해서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썼습니다.

사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야구계엔 위기도 없지 않았습니다만 호재가 더 많았습니다. 국제 대회의 호성적, 새 야구장 시대의 개막, 8개 구단의 틀을 넘는 9,10구단 창단까지.

자, 그렇다면 2017년은 어떨까요? 객관적으로 외부적 호재는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야구 개막에 앞서 펼쳐진 WBC의 조기 탈락이 악재로 작용한다면 할 수 있는 상황인데요.

덕을 볼 외부적 요인은 없습니다. 국제 대회에서 남긴 성적표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개막을 기다리고 있는 2017 KBO리그!

각 구단들의 팬들이 보인 최근 충성도를 볼 때, 인프라가 확장된 결과로서 관중 숫자를 감안할 때, 급격한 감소는 없으리라 예상됩니다. 증가까지는 쉽지 않겠지만, 최소한 현상 유지라는 측면은 가능할 것이란 견해가 우세한데요.

하지만 관중 숫자, 그 자체가 준 화려함은 어쩌면 우리 야구가 지금 가장 경계할 대목일지도 모릅니다.

야구계 내일을 책임질 어린 선수들의 발굴과 야구계의 내일이라 할 대형 유망주가 없는 현실. 몇몇 거물급 신인들부터 국내 리그를 책임지는 스타 선수들의 해외 진출까지, 우리 야구에서 새로운 스타들을 찾긴 힘들고, 수준 높은 야구의 내일은 요원할 뿐이죠. 질적 하락이라는 지적은 우리 야구계에서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고질적 문제 중 하나입니다.

경기장 수준은 과거에 비해 월등하게 나아졌지만, 열악한 시설에서 보던 야구의 과거, 그 시절의 열정을 보기 힘든 오늘의 야구는 안타깝습니다.

자칫, 우리 야구가 그간 외부의 호재들로 인해 착각에 빠져 있던 건 아니었는지 돌이켜 봅니다. 외부 요인으로 인한 야구의 확장이 마치 야구의 발전과 수준 상승과 동일시됐던 게 아닌지 성찰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또 이로 인해 우리는 정작 ‘진짜 야구’를 위한 고민과 야구의 내일을 놓친 것이 아니었을까요?

800만 시대, 10개 구단, 갑자기 등장한 여러 새 야구장들. 이런 외부적 호재들 사이에서, 정작 야구의 길을 잃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할 2017년. 이제 곧 개막이 다가옵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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