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안광한 전 MBC 사장이 수천만원 대의 ‘특별퇴직공로금’을 받게 됐다. 공영방송 MBC의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 여당 추천 이사들이 야당 추천 이사들의 반대에도 강행한 결과다.
방문진은 16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안 전 사장 ‘특별퇴직공로금’과 관련해 논의를 진행,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논의에 앞서 여야 추천 이사진이 회의 공개 여부를 두고 말싸움을 벌였으나 결국 전체 9명 가운데 6명을 차지하는 여당 추천 이사들이 비공개를 주장,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야당 추천 유기철 이사에 따르면 비공개 회의에서 야당 추천 이사들은 안 전 사장이 3년 임기동한 특별한 공로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완기 이사는 “안 전 사장은 지상파 3사가 하는 대로 했지 특별한 공로가 없었다. 특히 경영이나 시청률에서는 더욱 공로가 없다”며 “오히려 안 전 사장에게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소송해야 할 판아닌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당 추천 이사들은 안 전 사장은 공로가 있다고 주장했다. 여당 추천 유의선 이사는 “객관적인 경영평가를 들어보니 긍정적이다. 물론 주관적 평가가 다를 수 있지만 전에도 받아간 사례가 있기 때문에 예년 수준은 줘야 한다. 무리없다고 본다”고 했다.
이인철 이사는 안 전 사장이 내외적으로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도 자리를 지킨 것만으로도 공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 전 사장은 지난 3년 동안 부당한 공격을 당했다. 내외 압력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유지한 것만으로도 공로가 있다”며 “5천만원은 부당하고, 그 이상의 위자료까지 더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기철 이사는 “안 전 사장은 MBC를 만인의 공적으로 만들었다. 무슨 염치로 공로금을 달라고 하냐”며 “엄기영 전 사장 등이 공로금을 받은 건 임기를 못 마치고 끝냈고, 이에 따라 구성원들이 동의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야당 추천 이사들의 반대에도 수적 다수를 차지하는 여당 추천 이사들이 해당 안건을 다수결에 부치며 결국 안 전 사장은 ‘특별공로금’을 받게 됐다.
방문진 의결 사항은 아니지만 MBC가 안 전 사장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하게 되면 안 전 사장은 자문료 명목으로 상당한 활동비와 차량 유지비, 통신비 등을 받게 된다. MBC 관계자들에 따르면 자문료는 1년간 월 1000만원과 사무실 임대료, 200만원에서 300만원정도의 활동비, 수천만 원 상당의 차량 유지비와 통신비 등이다.
하지만 최근 백종문 부사장이 안 전 사장에게 1년 간 월 2000만원, 업무 추진비 700만원에다 차량도 2년 동안 쓸 수 있도록 해달라고 지시했다는 글이 MBC 사내 게시판에 돌았다. 야당 추천 이사들이 해당 글에 대해 사실인지 묻자 이은우 본부장은 부인은 하지 않고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유기철 이사는 안 전 사장이 해당 글에 나온 대로 예우를 받게 되면 올해만 4억여원에 육박하는 돈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방문진에 출석한 이은우 MBC 경영본부장은 “현재 안 전 사장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유기철 이사에 따르면 해당 사안이 방문진 이사회 의결 사항은 아니지만 방문진이 MBC 관리·감독권을 발동, MBC가 해당 사안을 결정할 때 사전 보고 후 집행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