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과장을 죽음의 위기에서 구한 것은 서 이사였다. 이 과장처럼 김 과장까지 죽음으로 몰아가려던 상황은 서 이사에 의해 무산되고 말았다. 적대 관계였던 서 이사는 왜 김 과장을 구한 것일까? 공공의 적이 되어버린 박 회장을 향한 그들의 공동 전선은 흥미로워진다.

서 이사와 27번 열쇠;
조직적인 분식회계, 김 과장과 경리팀은 TQ그룹을 구해낼 수 있을까?

TQ그룹의 분식회계가 노골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김 과장은 죽을 수도 있는 위험에 처했었다. 극단적 상황에서 죽음과 마주했던 김 과장은 상상하지 못한 이에 의해 구원을 받았다. 납치된 김 과장을 구한 것은 서율 이사였다. 박현도 회장에 의해 스카우트 된 서 이사는 김 과장과는 적대적 관계다.

언제나 자신이 최고라고 자부하고 살아왔던 서 이사에겐 자신 외에는 없다. 정의감은 무의미하다 생각한다. 검찰에 있으며 부도덕한 그들 문화에 분노해 검사직을 내던지고 TQ를 선택했다. 어차피 도둑놈이 될 것, 보다 큰 곳에서 제대로 해 먹겠다는 서율은 현실적이었다.

KBS 2TV 수목드라마 <김과장>

박 회장의 아바타 같은 그가 그들과 전혀 다른 한 지점은 악랄한 방식으로 일 처리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모호하다. 서 이사 역시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서는 폭력을 아무렇지도 않게 휘두르니 말이다. 물론 협박을 하는 수준의 수사 과정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서 이사가 김 과장을 구한 것은 변화의 시작이다. 이 변화는 곧 서 이사의 성장 혹은 변신으로 이어지며 TQ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는 없다. 비록 나쁜 짓을 하기는 하지만 사람을 해치는 일은 할 수 없다는 서 이사에겐 최소한의 기준이 존재했다.

죽음 직전까지 이른 김 과장은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노골화했다. 자신을 죽이려던 박 회장 앞에 경호원을 대동하고 등장한 김 과장은 그렇게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직원들과 박 회장에게 '죽음인증서'를 작성해 보냈다. 자신은 절대 갑작스럽게 죽을 일이 없다며 다시는 자신을 위협하는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공개 선언을 했다.

자신의 목숨을 찾으려는 공개 선언은 곧 TQ그룹의 부당함에 대한 분노이기도 했다. 회계 감사를 앞두고 김 과장은 '지옥의 불맛'을 보여주겠다고 나섰다. 조직적으로 분식회계를 하는 상황에서 회계 감사를 담당하는 회계사까지 한 패가 되어 박 회장의 비자금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었다.

KBS 2TV 수목드라마 <김과장>

이를 막기 위한 김 과장의 행동은 그래서 유쾌하게 다가온다. TQ의 비리를 바로잡기 위해 나선 한동훈 검사는 눈치 없는 존재로 전락했고, 이 과장 역시 한 검사의 제안을 받아 비리를 캐내려다 최악의 상황에 처했다. 다행스럽게 눈치 빠른 김 과장은 한 검사 주변을 감시하는 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방어를 했지만 말이다.

20회로 종영되는 <김과장>의 15회는 마지막으로 가는 준비 단계였다. 아직 혼수상태인 이 과장이 청소반장 엄금심에게 남겼던 27번 열쇠의 주인공을 찾으며 마지막 반전을 향해 가기 시작했다. 그 열쇠는 TQ그룹이 그토록 숨기고 싶어 했던 모든 비밀이 담겨 있는 자료일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목숨을 담보로 숨긴 자료라는 점에서 이는 박 회장을 한 방에 보내버릴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것이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볼링장 라커에 있던 박 회장 자서전. 그 안에 기묘하게 숨겨져 있을 스모킹 건을 어떻게 밝혀내느냐가 이후 이야기에서 중요하게 다가올 듯하다.

장 대표가 준비한 암행팀의 암행어사가 된 김 과장이 분식회계를 일삼는 회계팀을 막아서고 나섰다. 이는 곧 박 회장의 비리를 모두 캐낼 수 없는 결정적인 순간이 찾아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 그들 역시 반전의 카드는 존재할 것이다.

KBS 2TV 수목드라마 <김과장>

회계팀의 강 대리는 은밀하게 뭔가를 찾고 있던 가은을 목격했다. 그리고 가은에게 툭 던진 서류 뭉치는 하나의 미끼였다. 이는 곧 결정적인 순간 김 과장을 위태롭게 만들 수 있는 함정으로 작용할 것이다. 모든 것은 준비되었다. 그리고 편도 확실하게 나뉘어 전면전을 치를 준비도 마쳤다.

이 과정에서 변수로 급격하게 떠오른 서 이사. 그를 흔들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인 윤 대리 그리고 정의감으로 똘똘 뭉친 틱돌이 김 과장. 그들이 벌이는 TQ 전쟁은 이제 그 막을 올렸다. 미묘한 감정선에서 흔들리는 서 이사의 마지막 선택은 결정적인 한 방으로 거대하고 견고해 보였던 박 회장을 무너트리는 이유가 될 것이다. 현실에서는 거의 맛볼 수 없는 정의로운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현실감을 상실해 재미있기도 하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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