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10일 파면되면서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됐다. 각 당의 경선룰이 속속 정해지고 있는 가운데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후보가 난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지적이 나오는 이유는 지지율이 1%에도 못 미치는 후보들이 지나치게 많기 때문이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30% 이상의 지지를 얻으며 독주하고 있는 가운데 당선 가능성이 있는 주자로 평가받는 인물은 안희정 충남지사,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정도다.

자유한국당 대권주자들. 왼쪽부터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안상수 의원, 이인제 전 최고위원, 원유철 의원, 김문수 전 경기지사. Ⓒ연합뉴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등 일찌감치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과 잠재적 자유한국당 후보로 거론되는 홍준표 경남지사 정도가 한 자리대 지지율을 유지하며 반등을 노리고 있고, 나머지 후보들은 대부분 1%의 지지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지지율이 떨어지는 군소 후보들이 난립하는 모양새다. 자유당은 이인제 전 최고위원, 원유철 의원, 안상수 의원,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신용한 전 청와대 직속 청년위원장, 박판석 전 새누리당 부대변인, 김관용 경북지사, 조경태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14일에는 '박근혜 지킴이' 김진태 의원까지 합류했다. 김 의원은 "분열된 애국보수를 재건하겠다"면서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상처를 어루만져드리겠다"고 출마를 선언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당의 후보 난립에 민주당은 대선후보를 지칭하는 '잠룡'을 '잡룡'으로 바꿔 자유당을 비꼬는 논평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달 7일 임혜자 민주당 부대변인은 "새누리당 잡룡들의 출마 러시가 가관"이라며 조소를 보낸 바 있다.

자유당은 "막말의 극치"라고 민주당에 사과를 요구했지만, 실제로 자유당 대선후보 경선은 국민의 관심 밖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게다가 황교안 권한대행이나 홍준표 지사가 출마를 선언이라도 하면 자유당 대선 경선에서 존재감을 상실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당에서는 박주선 국회 부의장이 15일 오전 대선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박 부의장은 "대한민국 위기를 극복하고 상생과 화합의 정치를 구현하겠다"면서 "국민통합과 협치 민주주의를 실현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지만, 전국적 지지를 얻어야 하는 대통령 선거에 나서기에는 무리가 아니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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