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이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여러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오면서 종편 사업성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여러 전문가와 참여의사를 밝힌 사업자들까지 모두 종편채널의 사업성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종편이 경영적인 면에서 신문의 활로는 아니라는 얘기다.

우선 조준상 공공미디어연구소 소장은 “OBS의 경우를 생각했을 때, 종편을 도입하는데 1500억은 넘게 소요될 것”이라고 밝히며, “종편을 유지하는데 있어서도 연 1,000억 이상은 있어야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전체 유료방송 채널의 매출액 합계가 2007년 8,578억이다. 신규 채널이 이중 1/8을 점유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한 조 소장은 “종편채널이 도입 초기에는 여러 200여개의 PP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며, “3~5년의 정도 적자를 감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종편채널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 산하의 국책연구기관인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도 종편채널의 사업성이 불투명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 ‘보도전문채널 및 종합편성채널 제도 연구’보고서는 “최근 경기불황을 고려에 두지 않더라도 제한된 전체 방송시장의 크기와 제작비 부담 등 여러 현실 변수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종편채널의 사업성은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또 이 보고서는 지상파와 견줄 수 있는 종편채널이 도입되기 위해서는 “기존 지상파에 비견할 만한 콘텐츠를 제작할 능력과 의지를 갖춘 사업자의 등장”을 전제로 지상파의 프로그램 제작비용을 예로 들며, “최소한 3~5년 간 감수해야 할 적자”가 “약 2~3억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보고서는 종편채널이 막대한 제작비를 투여한다고 해도, 지상파만큼의 경쟁력과 시청률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달았다. 거의 모든 유료방송 채널이 “1%의 시청률을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다채널 상황에서 높은 시청률을 기대하는 것은 더 이상 가능한 목표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한편 종편을 준비하는 매체에서도 종편의 사업성에 대해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종편채널 도입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조선일보는 지난 7월 23일, 기사를 통해 “종편 채널은 송출 비용이 들지 않아 비용이 훨씬 적지만, 그렇더라도 최소 1200억~1500억 원의 제작비를 매년 투입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또 조선일보는 방통위 관계자의 인터뷰를 빌어 "진입 초기 몇 년은 투자를 계속 해야 하기 때문에 5년 동안 1조원의 제작비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사업성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했다.

뒤늦게 종편채널 도입에 출사표를 낸 한국일보도 한국경제신문의 기사를 통해 “종합편성채널을 하려면 초기 투자금으로 3,000 ~ 6,000억원, 연간 운영비로 4,000억 ~ 5,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제한된 광고시장 때문에 탄탄한 자금력과 ‘밀어주기 광고’가 가능한 대기업이 아니면 대주주로 뛰어들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라며, 종편채널의 사업성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한편 CJ그룹은 종편 채널 참여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기업으로 지목되어왔다. 그러나 CJ그룹은 각종 언론을 통해 “종편이 돈이 안 된다 보고 종편보다는 기존 계획대로 PP업계 장악을 통한 세계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표명했다. CJ그룹은 지난 8월, CJ오쇼핑을 통해 가장 큰 MPP(多방송채널사업자)인 온미디어의 인수를 시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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