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그룹 FT아일랜드에 경도되어 2012년 밴드 스타일로 콘셉트를 잡은 걸그룹이 태동했다. 그 이름은 AOA, 이들의 첫 출발은 소녀시대의 첫 앨범처럼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지 못했다. 하지만 초창기 이들의 콘셉트이던 밴드 스타일을 버리자 ‘짧은 치마’ 등의 히트곡을 통해 대중에 각광받는 걸그룹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3월 11일, AOA는 데뷔 이후 첫 단독콘서트인 ’2017 AOA 1ST CONCERT-ACE OF ANGELS‘를 가졌다.

첫 콘서트를 갖는 AOA 멤버들의 심경을 들어보자. 먼저 찬미는 “데뷔 이후 이렇게 떨리는 건 처음이다. 입술이 바짝바짝 마른다”라고, 설현은 “엄청 떨려서 제대로 웃기나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무대에 나오니 웃음이 절로 난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AOA의 첫 번째 콘서트 <2017 AOA 1ST CONCERT 'ACE OF ANGELS' IN SEOUL> ⒸFNC엔터테인먼트

AOA의 콘서트가 여타 콘서트와 다른 점을 손꼽는다면 먼저 화려하고 다채로운 무대 배경이다. 대개의 콘서트는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가수들의 영상이 배경에 나오는 패턴이다. 하지만 FNC엔터테인먼트는 처음으로 콘서트를 여는 AOA를 위해 최상의 영상을 제공했다. 예를 들어 'Time'을 부를 때에는 Led를 통해 시계 영상을 보여주는 식으로 여타 콘서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탁월한 배경 영상을 팬들에게 선사했다.

AOA의 첫 번째 콘서트 <2017 AOA 1ST CONCERT 'ACE OF ANGELS' IN SEOUL> ⒸFNC엔터테인먼트

두 번째는 멤버들의 개별 무대다. 대개의 콘서트에서는 멤버별로 매력을 발산하더라도 유닛으로 구성하지 개별 멤버들의 무대를 선사하지 않는다. 하지만 AOA는 7명 각각 개성 있는 스테이지로 7인 7색의 무대를 선사했다. 찬미는 ‘Go Hard or Go Home'을 걸크러시 콘셉트로 선사했다. 혜정은 피아노와 의자를 테마로 노래를 소화하고, 초아는 인도 풍의 콘셉트로 머리를 실크로 꽁꽁 싸맨 채 등장하지만 뒤이어 반전 매력을 선사했다.

설현은 검은 복장과 검은 모자로 비욘세의 콘셉트를 시크하게 소화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설현은 무대 상단의 스테이지로 올라가 그녀의 긴 체형을 활용하여 소파 위에서 다채로운 퍼포먼스의 향연을 펼쳤다. 7인 퍼포먼스 가운데서 압권은 민아가 소화한 ‘24시간이 모자라’였다. 흰 와이셔츠 차림으로 남자 댄서의 어깨에 올라앉거나, 남자 댄서의 다리 위에 체중을 의지하는 등 다양한 퍼포먼스의 앙상블을 선보였다.

혜정은 “발라드만 보여드릴까 하다가 춤을 준비했는데, 연습실이 낮아 천장에 머리를 박았다"고, 민아는 ”섹시하게 보이고 싶었는데 아줌마처럼 일어났다“라는 재치 어린 푸념을 늘어놓았다. 민아는 이어 ”댄서 오빠가 고생했다. 섹시 댄스를 위해 물도 마시지 않고 다이어트를 했다“라는 비화를 공개했다. 그럼에도 아쉬운 부분은 있었다. 유나는 드라마 ‘도깨비’ OST ‘Beautiful Life'의 일부 소절에서 반 박자를 놓치기도 했다.

AOA의 첫 번째 콘서트 <2017 AOA 1ST CONCERT 'ACE OF ANGELS' IN SEOUL> ⒸFNC엔터테인먼트

여타 콘서트와 다른 세 번째 점은 눈물이 절제되었다는 점이다. 반드시 그런 건 아니지만 백이면 99의 걸그룹 콘서트에서 멤버들은 눈물을 쏟는다. 설현이 “저희가 팬 여러분을 사랑하는...” 하다가 갑자기 울컥한 것을 제외하고 AOA 멤버들은 최대한 울음을 자제했다. 초아는 “콘서트를 한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하지 말자고 했다. 안 올까봐. 그런데 많은 분들을 직접 보니 감동스럽고 감사하다”라고, 민아는 “집에 가서 울겠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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