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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청와대 불법농성 하자는 것인가박근혜 과거엔 "헌재 존중하지 않는 것은 헌법에 대한 도전"
문한별 칼럼니스트 | 승인 2017.03.12 10:18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판결이 내려진 지 사흘이 지났지만 박근혜는 여전히 승복 발언 한 마디 아니하고 민간인 신분임에도 청와대 사저에서 계속 죽치고 있네요.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이건 헌재 판결에 불복하고 청와대를 불법점거한 채 대국민 농성하는 것으로밖에 안 보입니다. 

이전에 국정조사위나 특검이 청와대 조사나 압수수색을 하려고 할 때 청와대가 경내 진입을 막으면서 거부의 명분으로 내세운 게 무엇이었습니까? 군사보안시설이기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청와대에 자격 없는 일개 민간인이 뻗대고 앉아서 퇴거를 거부한다? 이걸 어떻게 봐야 할까요?

2004년 헌재가 세종시 수도이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을 때, 박근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곧 헌법을 존중하지 않는 것으로 이것은 헌법에 대한 도전이자 체제에 대한 부정이다. 잘못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잘못을 확인했을 때는 고칠 줄 알아야 한다. 계속 잘못을 반복해서 완전한 파탄으로 갈 것인가, 잘못을 인정하고 나라를 살리는 길로 갈 것인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 

▲ JTBC 화면 캡쳐

박근혜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는 게 참으로 놀랍지요? 빅근혜도 때론 이렇게 입바른 말을 하기도 합니다. 입과 손발이 따로 놀아 문제이지만. 박근혜 '파면'을 주문한 헌재 판결에도 불구하고 아무 말 없이 청와대에서 나갈 생각을 않고 있는 것을 박근혜 말대로 풀이하면, 박근혜의 작금의 행태는 헌재 결정을 존중하지 않을 뿐더러 헌법을 존중하지 않고 깔보는 참람한 태도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헌재는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고 주문하면서 결정적 이유로 헌법을 수호하고 지키려는 의지가 안 보인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헌재의 판결이 너무나 정당하고 올바르다는 것을 지금 박근혜가 온 몸으로 웅변하고 있지 않습니까? 

"결국 피청구인의 위헌, 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행위라고 보아야 합니다. 피청구인의 법 위배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할 것입니다"

다시 박근혜 입을 빌려 말하건대, 헌법을 존중하지 않는 박근혜의 태도는 "헌법에 대한 도전이자 체제에 대한 부정"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박근혜의 현재 모습은 박근혜 자신의 눈으로 보더라도 헌법 무시와 체제 부정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거지요. 그렇잖아도 탄핵 불복을 선동, 조종하고 있는 김평우 변호사 등 친박인사들이 '제2의 건국' 운운하며 대한민국의 체제를 부정하는 섬뜩한 말을 서슴지 않고 있는 터라, 박근혜의 이러한 행동이 더욱 위태로워 보입니다.

▲ JTBC 화면 캡쳐

다시 말하지요. 박근혜가 지금 취하고 있는 일련의 행동은, 보기에 따라서는, 친박세력이나 그 지지자들에게 대한민국을 부정하고 이 나라를 뒤집어엎어 자기들만의 세상을 만들자는 반체제적 파괴행위와 내란소요를 자극하고 유인하는 몸짓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파면 선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향후 친박단체의 대응 여하에 따라서 내란 수괴로 지목될 여지도 아주 없지는 않다는 얘기입니다. 

그럴진대 박근혜가 하루빨리 청와대를 나오는 게 나라를 위해서나 본인 자신을 위해서나 최선입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 탄핵이 처음 있는 일이고 또 탄핵되면 언제까지 청와대를 비워야 하는지 명확한 법 규정이 없어서 강제할 수 없다고 하는데 이는 넌센스 오브 넌센스입니다. 헌법은 대통령 파면의 효력 발생 시점을 명확하게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뭐가 더 필요합니까?

파면된 직장인이 언제까지 근무지를 떠나야 한다고 적시한 규정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누구나 알아서 파면되는 즉시 자리를 비우지 않습니까? 이러한 일반의 상식과 관례에 비추어 볼 때, 박근혜가 삼성동 사저의 보일러공사 미흡 등을 핑계대면서 청와대를 나가지 않고 무단 점유하고 있는 것은 이 나라의 국민과 헌법을 무시하고 우습게 아는 파렴치한 작태라 아니 할 수 없습니다.

박근혜는 사상자가 급증하고 있는 무정부적 혼란상을 보면서도 헌재 판결을 수용하고 지지자들을 다독이는 어떠한 발언도 하지 않아 파면 주문과 상관없이 대통령 자질이 전무하고 절대 대통령 자리에 앉아서는 안 될 부적격자임을 만천하에 여실히 증명했습니다. 그런 그가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청와대에서 시간 끄는 것을 더는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박근혜를 당장 청와대에서 내쫓아야 합니다.

문한별 칼럼니스트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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