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매주 국민들은 거리로 나와 촛불을 들었고, 이 시각에도 헌법재판소 앞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열리고 있다. 탄핵심판 선고 결과에 대한 박 대통령의 태도가 국민 통합을 이뤄내는 최대 요건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탄핵 인용이든 기각이든 박 대통령의 태도에 따라 이후 많은 게 달라질 수 있다. 탄핵이 인용되더라고 당장의 키는 박 대통령이 쥐고 있는 셈이다.

▲10일자 한겨레 사설.

10일자 한겨레는 <탄핵 이후 국민 통합, 박 대통령의 태도에 달렸다>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했다. 한겨레는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 지도자로서 더는 대립과 갈등을 부추기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그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고,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한겨레는 "전직 아나운서 정미홍 씨는 9일 페이스북에 '탄핵이 인용된다면 제가 먼저 목숨을 내놓겠다'고 주장했다. 박사모는 10일 오전 10시에 헌법재판소 앞에 총집결해서 '마지막 전투'를 하자고 촉구했다"면서 "헌재가 박근혜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면 전면적인 불복 투쟁을 벌이자고 선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헌법과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일말의 존중도 이들의 행동에선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극단적인 행동에 힘을 실어준 게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란 사실에 많은 국민은 실망할 수밖에 없다"면서 "일부 지지자의 광적인 행동을 오히려 부추기다니 스스로 얼굴에 먹칠을 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더 이상의 분열을 막기 위해선 박 대통령이 먼저 극단적 태도를 보이는 일부 지지자를 자제시켜야 한다"면서 "그게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씨를 18대 대통령으로 뽑아준 국민에 대한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한겨레는 "박근혜 대통령은 4년전 국민 앞에서 했던 취임선서를 되새겨야 한다"면서 "지금 이순간 대통령으로서 가장 중요한 직무는 '더 이상 국가와 국민을 분열시키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1974년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탄핵 직전까지 몰려, 스스로 사임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사임 연설에서 "어떤 개인적인 고려보다도 항상 국가 이익이 우선이어야 한다. 대통령으로서 저는 미국의 이익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 제 개인적인 변명을 위해 앞으로 몇 달 동안 내내 계속 싸움을 한다면 대통령과 의회 모두 시간과 주의력을 전부 빼앗길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승복하는 것, 사익보다 국익을 우선하는 것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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