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남창희를 두고 MC들은 “유재석이 밀고 김구라가 끌어도 뜨지 않는 유망주”라고 부른다. 이러다가 환갑잔치 때도 유망주로 불릴 것 같다며 두고두고 놀린다. 2000년 SBS <기쁜 우리 토요일- 스타스쿨>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이래 어느덧 데뷔 18년차를 맞았고, 그의 절친 조세호는 김흥국 덕분에 지난해 ‘프로불참러’로 신드롬급 인기를 누렸지만 여전히 연예계 대표 핵잠수함으로 불리는 남창희.

이날 <라디오스타>는 MC들과 남희석, 지상렬, 조세호 등 모든 출연진이 힘을 합해 남창희를 띄우는 헌정방송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었다. <라디오스타>에 무려 10년 만에 출연한 남희석은 “남창희를 위해 나왔다”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과거 지상렬과 엄경환이 활동했던 개그 듀오 ‘클놈’과 양배추의 과거 활동예명 ‘양배추’라는 이름을 짓기도 했던 남희석은 “올해는 남창희의 해가 될 것”이라면서 무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런 저런 방송에 많이 출연해 얼굴과 이름은 비교적 낯익은 남창희이다. 하지만 지난 8일 <라디오스타>에 함께 출연한 남희석, 지상렬에 비해 최근 들어 굵직한 활동으로 대세 개그맨으로 입지를 굳힌 조세호처럼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을 뿐이다. 뭘 해도 뜨지 못한 남창희를 위해 그의 재능을 아까워하는 유재석, 김구라가 팔을 걷어 부치기도 했지만 다시 가라앉기 일쑤였다.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 "이렇게 웃긴데 어떻게 안 봐요? 봐라봐라봐라밤~!" 특집

보다 못한 남희석이 자신의 감대로 남창희를 2017년 대세를 만들기 위해 지상렬, 조세호의 손을 잡고 <라디오스타>를 찾았다. 유명한 스타, 혹은 <라디오스타>를 통해 스타 반열에 오른 연예인들이 여전히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는 절친 연예인을 띄우기 위해 <라디오스타>에 등장한 사례는 종종 있었다. 지금은 MBC <무한도전> 등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양세형의 이름을 널리 알린 ‘박나래와 친구들’ 편이 대표적인 예이다. 남창희가 양세형처럼 <라디오스타>를 발판으로 스타로 자리매김할지는 알 수 없다. <라디오스타>에서 두각을 드러낸다고 해도 모두가 스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조세호, 박나래, 양세형처럼 <라디오스타> 출연을 계기로 스타로 자리매김한 게스트들도 몇 명 있지만 대부분은 ‘반짝 주목’에 그쳤다.

<라디오스타>에서의 맹활약 이후 스타로 거듭난 조세호, 박나래, 양세형 등은 그들의 입지를 굳혀주는 후속 프로그램 출연이 있었다. <라디오스타> 출연 이전부터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 파격적인 분장으로 인기를 모았던 박나래는 <라디오스타> 출연 이후 MBC <무한도전-바보 어벤져스>를 통해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라디오스타> 이후 <무한도전>에 여러 번 모습을 드러냈던 양세형은 활약을 인정받아 사실상 고정 멤버가 되었다. 반면 조세호가 유명세를 얻게 된 과정은 조금 특이하다. 과거 김흥국이 지금은 폐지된 MBC <세바퀴>에서 조세호를 두고 “너 왜 안재욱 결혼식에 안 갔어?”하는 엉뚱한 질문에 조세호가 굉장히 억울한 표정으로 “아니, 모르는데 어떻게 가요”라고 응수하는 모습이 뒤늦게 화제가 되어 연예계 대표 ‘프로불참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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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에 나온다고 무조건 스타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음지에 있던 유망주들을 양지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톡톡히 하는 <라디오스타>는 뜨고 싶은 연예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은 초대받고 싶은 꿈의 무대다. 이미 스타가 된 연예인들에게도 출연작 홍보, 이미지 상승 등을 고려할 때 <라디오스타>만큼 좋은 토크쇼 프로그램이 드물다. 유재석이 이끄는 KBS <해피투게더 시즌3>가 여전히 존재하긴 하지만, <라디오스타> 시청률이 더 좋고 반응도 뜨겁다.

<라디오스타> 출연진은 남창희가 뜨지 못한 이유를 분석하지도, 애써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유재석이 밀어주고 김구라가 끌어줘도 여전히 못 뜨는 남창희를 가지고 놀릴 뿐이다. 아무리 유재석이 눈여겨보고 도와주고 싶은 연예인이라고 한들, 대중이 그 연예인을 좋아하지 않으면 결코 뜰 수 없는 것이 연예계 바닥의 생리다. <라디오스타>의 역할은 향후 예능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 같은 유망주들을 발굴하고, 그들을 대중에게 선보이는 것으로 그 역할을 다한다. <라디오스타>의 본질은 웃음과 재미이다. 아무리 유망주를 발굴해서 띄우겠다는 훌륭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한들, 재미가 없으면 실패한 방송으로 기억된다.

이번 주 <라디오스타>는 ‘남창희 헌정방송’으로 불려도 될 정도로 모든 중심이 남창희를 띄우는 데 쏠린 방송이었다. 입담 좋기로 유명한 남희석, 지상렬, 조세호의 맹활약 덕분에 예능으로서 재미까지 있었다. 남창희 또한 오랜만에 찾아온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열과 성의를 다해 시청자들을 웃기려고 노력했다. 시청자들의 반응 또한 나쁘지 않다. ‘라스의 새로운 레전드 특집이라는 평가도 뒤따른다. 남창희를 위해 <라디오스타>와 그를 아끼는 선배, 친구들이 기운까지 모아줬으니 이제 남창희만 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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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주변의 기대에 비해 일찌감치 스타가 되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많은 선배, 친구들의 응원을 받고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남창희가 부럽기까지 하다. 뛰어난 재능이 있지만 이렇다 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소리 소문도 사라진 유망주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하지만 남창희는 버텼고, 자신에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더라도 그 기회가 올 때까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다. 유재석, 김구라에 이어 남희석까지 남창희의 재능을 눈여겨 본 것 또한 어떻게든 연예계에서 버텨왔던 그의 끈질긴 생명력이 한 몫 했는지도 모르겠다.

오래 버틴다고 능사는 아니다. 최선을 다하되, 안 되면 과감히 포기할 줄 아는 것도 능력이다. 그러나 남창희는 포기 대신 연예 정보 리포터, 중국 진출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했고, ‘남창시’라는 이름으로 한국에서는 도무지 해도 얻지 못했던 유명세를 중국에서 얻는 데 성공을 거두었다. <라디오스타>를 계기로 남창희가 ‘2017년 대세’로 우뚝 서게 될지는 대중의 마음에 달려있다. 물론 향후 남창희가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주는가 따라서 그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남희석, 지상렬, 조세호를 한자리에서 보아서 좋았고, 덩달아 남창희라는 이름도 각인된 <라디오스타-이렇게 웃긴데 어떻게 안 봐요? 봐라봐라봐라밤~!> 특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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