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는 3월 개편부터 ‘꽃놀이패’를 시즌제로 가져가며 종영을 알렸고, ‘판타스틱 듀오’ 시즌2을 방송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판듀 2’ 편성을 하며 다시 한번 ‘런닝맨’의 시간대를 변경해 시청자의 분노를 사고 있다.

<런닝맨>은 봄 개편부터 시간대를 변경한다는 소문이 이미 돌았다. 심야 시간대로 옮기는 방향으로 생각했지만, 반대 의견이 있어서인지 다시 주말 예능으로 고정했다. 하지만 시간대를 앞으로 당겨 여전히 시청자는 우롱당했다 말하고 있다.

실제 <런닝맨> 시청자들은 여러 번 불만을 참아왔다. 해당 편성 변경 전략이 SBS 고유의 결정 권한이고 잘해보고자 내린 결정이기에 매번 신 예능이 나올 때마다 참아왔던 시청자들이지만, 지속적으로 편성 변경을 해 시청률을 떨어트린 것이 SBS란 것을 안 이상 분노의 마음을 감추지 않고 있다.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 런닝맨>

<런닝맨>은 그간 ‘판듀’뿐만 아니라 ‘K팝스타’ 시리즈를 할 때마다 프라임 타임에서 쫓겨났다. 처음에는 신 예능을 키워보고자 전략 편성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어느새 그런 편성 변경이 버릇이 됐고 새 예능을 할 때마다 <런닝맨>은 한지로 쫓겨 다니는 신세가 됐다.

이는 <런닝맨>이 잘못해서가 아니라 잘해주니 어느 시간대로 변경해도 시청자가 챙겨 볼 것이란 생각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잦은 시간대 변경을 통해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을 챙겨 볼 수 없는 신세가 됐다. 앞으로 당기면 활동을 끝마치고 새 주를 맞이하려는 직장인과 부모 세대 그리고 10~20대가 잘 못 보는 현상이 있기에 시청률은 자연스레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매번 시간대를 변경하고 복귀하고를 반복하며 <런닝맨>이 시청자를 털어내고 다닌 것은 분명한 사실. 단지 게임이 재미없어서가 아니라 궁금증을 해치는 편성 변경을 했기에 시청자는 고정된 타 예능을 볼 수밖에 없던 것 또한 사실이다.

<1박2일>이 재조명받고 꾸준히 사랑받기까지의 과정에는 ‘무던함’이란 것이 있어서였다. 폐지 소문이 돌 정도로 위기를 겪었던 <1박2일>이지만, 그들은 꾸준하게 편성 변경을 하지 않고 시청자와의 작은 약속을 지켜와 사랑받을 수 있었다.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 런닝맨>

하지만 <런닝맨>은 다르다. 그간 수회에 걸쳐 편성을 변경해 1부와 2부에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털어낸 것이 SBS다. 그리고는 시청률이 떨어졌다고 서자 취급하고 있는 게 현재이니 시청자가 분노를 금할 수 없는 건 당연.

‘K팝스타’가 일요일 밤 9시대로 편성을 변경해 성공한 건 시간대가 프로그램의 정체성과 맞았기 때문이다. 누구나가 부담 없이 보고 한 주 맺음을 할 수 있는 시간대였기에 성공한 것이다.

<런닝맨>의 타깃은 ‘K팝스타’와 다르다. ‘판듀’ 또한 시청 타깃이 다를 수밖에 없다. 만약 편성 변경을 하려 했다면 <꽃놀이패> 시간대에 ‘판듀’를 편성했어야 했다. 그것도 아니라면 ‘K팝스타’ 후속으로 ‘판듀’를 편성했어야 잘 선택했다는 평가를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잦은 편성 변경으로 시청자들이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진 상황에 <런닝맨>을 또다시 1부 시간대로 변경한 것은 SBS의 자충수일 수밖에 없다. 동시간대에 시청률이 안 나온다고, 또는 전략적으로 새 예능을 프라임 타임에 배치하는 것은 한두 번으로 족했다. 하지만 잘나가는 프로그램을 매번 다른 시간대로 변경해 충성도를 빼앗아 버린 행위에는 실망감을 감추기 어렵다.

SBS에 바라는 게 있다면 <런닝맨>을 이제 그만 놓아주길 바란다는 것이다. 데미지는 외부에서보다 내부에서 흔들 때 커지는 법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