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는 방송의 공적 책임과 공정성, 공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설치된 합의제 행정기구다. 사회적인 영향력이 지대한 방송을 바른 길로 인도하겠다는 의지를, 현실적으로 이루어 내겠다는 취지로 만든 기구다. 한마디로 미디어 분야에서 좋은 일을 하는 단체다.

방송을 바른 길로 이끌겠다는 것은 시청자인 국민들의 이해를 반영하겠다는 말이기도 하다. 방송이 공공재이기에, 그 주인인 국민을 대의해 공공성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 바로 그 모습이 방송위원회의 진정성이다. 그러나 요사이 방송위원회의 모습이 방송 '위험해' 내지 방송 '위헌'회의 모습으로 비쳐지는 것은 왜일까!

적지않은 곳에서 문제를 노정한 사안은 '중간광고 확대', '수신료 인상', ' 공익채널 선정과정의 문제'로 요약할 수 있다.

▲ 한겨레 11월5일자 사설.
지난 2일 방송위원회는 '지상파TV의 중간광고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물론 논리는 있다. 높은 시청률이 질높은 프로그램과 궤를 같이한다는 그들만의 판단이 바탕이 됐다. 순진하기 이를 데 없는 생각이다.

실제로 방송위원회 최민희 부위원장은 7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중간광고 도입으로, 지상파 방송사 프로그램의 질이 떨어진다면 시청률도 떨어지고, 결국 광고 수주율은 더 떨어지게 된다"고 했다.

이 이론대로라면 방송위원회에 있는 방송심의위원회는 있을 필요가 없다. 질나쁜 프로그램은 자연 도태되는 데, 심의하느라 고임금·고학력의 인력을 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시청자단체도 마찬가지다. 없어질 프로그램의 장송곡을 만드는 일이면 모를까, 문닫을 프로그램을 위해 밤잠을 설칠 필요는 없을 테니까.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여전히 방송심의는 필수불가결하고, 시청자단체의 불야성은 오늘의 방송을 지키는 횃불이다. 자생적 양화 구축의 방송 시스템은 어불성설인 셈이다.

이를 반박하는 시청자·시민단체의 성명서에 '광고 집중이 시청률 경쟁을 야기하고, 결국 상업성과 흥미위주의 선정적 프로그램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담겨있는 것이 괜한 오해는 아닐 성 싶다.

방송위원회가 꾸는 환상은 방송을 위험하게 만든다. 광고는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고 공영성을 확보하게 만들지 않는다. 결단코.

공익채널 선정 이후 벌어진 논란도 볼썽사납다. 아리랑TV를 공익채널에서 제외시킨 데 대해 문화관광부가 유감을 표명했다. 아리랑TV가 지니는 공적 측면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번 결정이 글로벌 사회로 치닫는 21세기의 방송환경에 역행하는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이에 대해 방송위원회는 직무상 독립적 기구의 역할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문화관광부의 유감표명을 무시했다. 아예 귀를 막고 버티기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수신료 인상도 상정만 늦춰졌다 뿐이지, 결과는 뻔해 보인다.

결국 방송위원회의 중간광고 확대 결정은 방송사의 재정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시청자의 시청권을 팔아 먹은 행위다. 공익채널 선정의 난맥상은 우물 안만 보다가 한류와 한국을 알리는 기재를 포기하게 만든 경우에 해당한다. 물론 생각을 고쳐 먹을 것 같지는 않다. 수신료 인상 결정만 남았다. 앞으로 벌일 방송위원회의 '오(吾)판'이 협의의 시청자만이 아니라, 국민 대다수의 주머니까지 털게 할 지 모른다. 이럴 때, 시쳇말로 '강○ 당한 기분'이라 말을 한다. 누가 나서 우리를 구할 것인가. 제발 우리를 범죄로부터 구하옵소서!

‘리포터’보다는 ‘포터’가 더 많아 보이는 세상, ‘날나리’라는 조사가 붙더라도 ‘리포트’하려고 노력하는 연예기자 강석봉입니다. 조국통일에 이바지 하지는 못하더라도, 거짓말 하는 일부 연예인의 못된 버릇은 끝까지 물고 늘어져 보렵니다. 한가지 변명 … 댓글 중 ‘기사를 발로 쓰냐’고 지적하는 분들이 있는 데, 저 기사 손으로 씁니다.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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