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역 MBC 구성원들이 김장겸 신임 MBC 사장의 지역사 임원 선임에 반발하며 ‘사장의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낙하산 본사 사장과 그 사장이 임명하는 지역사 사장들이 지역 MBC의 제작 자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영방송 사장 선임 구조뿐만 아니라 지역사 사장 선임 구조까지 바꿔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4일 오후 3시 서울 종로 북인사마당에서 언론노조 주최로 열린 ‘박근혜 탄핵 언론장악 분쇄 결의대회‘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지건보 제주 MBC지부장은 “서울에서 제주로 낙하산 사장이 내려오면서 지역 MBC의 자율성이 무너지고 있다”며 “이런 부역자들은 지역에 와서 자신들의 빈 주머니만 채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4일 오후 3시 서울 종로 북인사마당에서 언론노조 주최로 열린 ‘박근혜 탄핵 언론장악 분쇄 결의대회‘에서 참석한 전국언론노동조합 지건보 제주 MBC지부장(왼쪽)과 고차원 전부 MBC지부장. (사진=미디어스)

김장겸 사장은 신임 제주MBC 사장으로 안광한 전 MBC 사장의 특보 출신 최재혁 씨를 선정했고, 지난 2일 최 씨는 주총에서 최종 사장으로 선임됐다.

지건보 지부장은 “최재혁 신임 사장은 청와대 방송으로 전락한 MBC를 만든 장본인이자 부역자”라며 신임 사장이 첫 출근하는 6일 오전 조합원들과 항의 시위를 하고 최 신임 사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공영방송 지배구조뿐만 아니라 지역 MBC의 사장 선임구조도 개선해 지역MBC의 공영성과 자율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차원 전주 MBC지부장은 “김장겸 사장이 ‘김재철·안광한 체제’의 부역자들을 지역사로 내려 보냈다”며 “이들은 서울 MBC를 넘어 지역 MBC를 극우 세력의 기지로 만들겠다는 임무를 띠고 내려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역 MBC 구성원들은 부역자 사장들에 맞서 싸우고 있다”며 “출근길 항의 시위와 집회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 여당 추천 이사 6명은 지난달 27일 임시이사회에서 야당 추천 3명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MBC 이사 선임과 관계사 임원 선임을 위한 사전협의 절차를 강행했다. 방문진에서 협의를 마친 지역사 사장 내정자들은 각 지역별 주총을 거쳐 최종 사장으로 선임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김연국)는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에 자리한 방문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이날 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김연국)는 방문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C의 고위 간부들이 지금 김장겸 사장에게 줄 선다면 역사는 박근혜-최순실 체제의 마지막 부역자들로 기록할 것”이라며 “본인의 사리사욕과 영달을 위해 이 체제에서 임원, 지역사 사장, 상무 자리를 욕심낼 경우 얼마 못 가 국민과 시청자의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언론노조는 4일 오후 3시부터 4시30분까지 종로 북인사마당에서 ‘박근혜 탄핵 언론장악 분쇄’ 결의대회를 갖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언론장악방지법 제정’ 등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는 언론노조 소속 노조와 언론시민단체 대표들이 함께했다. 이들은 결의대회 이후 헌법재판소와 삼청동 총리공관을 거쳐 광화문 광장까지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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