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자신의 비리 의혹이 불거진 지난해 7~10월 검찰 관계자들과 수차례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특검 수사 기간 종료로 검찰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건 수사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사실이 폭로되자, 검찰 수사를 믿을 수 없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3일자 동아일보 보도.

3일자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우병우 전 수석은 이 기간 동안 김수남 검찰총장과 20여 차례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이 우 전 수석에게 전화를 한 횟수는 6차례다. 김수남 총장은 "우 전 수석과 지난해 9월 중순 예정됐던 해외 출장 일정과 국회에서 논의 중이던 검찰 개혁 문제에 대해 얘기했다"면서 "검찰총장으로서 부적절한 얘기를 한 일은 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16일 우병우 전 수석은 김수남 검찰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약 17분간 통화했는데, 김 총장과의 통화 직전 MBC 기자와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은 MBC가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의 우 전 수석 감찰 기밀 누설 의혹을 보도한 날이다. 특검은 우 전 수석과 김 총장이 MBC보도에 관련한 대화를 나눴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병우 전 수석은 이석수 전 감찰관이 자신의 가족기업 정강의 자금 횡령 혐의 등을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한 지난해 8월 18일, 김주현 대검 차장검사에게 전화를 걸기도 했다. 특검은 통화 내용에 대해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검사는 "통화 내용이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진경준 검사장 사건' 등으로 검찰 개혁 이슈가 불거졌을 때라 관련된 얘기를 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고 전해진다.

▲3일자 한겨레 보도.

3일자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7~10월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과 1000차례 이상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특별수사팀이 이석수 전 감찰관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지난해 8월 25~28일 우병우 전 수석과 통화한 것을 비롯해, 지난해 7월부터 3개월 동안 우 전 수석과 윤장석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1000여 차례 전화통화를 한 것이다. 안태근 국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수사의 중립성과 관련해 우병우 수석과 어떠한 의사 교류도 없었다"고 답한 바 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특검 수사기간 연장 불승인으로 박근혜 게이트 수사의 키는 다시 검찰로 넘어왔다. 그러나 이처럼 검찰 주요 간부들이 각종 혐의를 받고 있는 당사자와 전화통화를 수차례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검찰 수사에 대한 신뢰는 다시 한 번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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