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대로 ‘런닝맨’이 편성 변경을 논의 중이라면 이건 시청자 우롱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한 매체는 SBS 예능 <런닝맨>이 편성 변경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포맷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편성 변경을 해결책으로 내놓았다는 것.

문제는 주말 저녁만이 아닌 평일 밤, 심야 시간대까지 변경을 고려하고 있단 점이다. 하지만 편성 변경으로 이 프로그램이 살아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에 이 논의 소식에 울화통이 터질 수밖에 없다.

이미 <런닝맨>은 수없이 방송 시간대를 변경해 시청자의 불만을 사왔다. <K팝스타>나 <맨발의 친구들>, <판타스틱 듀오> 등이 편성될 때마다 황금 시간대에 자리를 내준 일은 시청자도 아는 일.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 런닝맨>

그만큼 불만이 쌓인 가운데, 다시 편성 변경을 고려한다는 소식은 애청자에겐 울화통이 터질 수밖에 없는 일로 받아들여진다.

게다가 얼마 전 프로그램 존폐를 위협한 멤버 변경 시도 사건 후 간신히 회생의 길을 열고 있는 가운데, 들려온 편성 변경 소식은 시청자의 마음을 싸늘하게 돌려세우는 일이 되고 있다. 그래서 제작진을 질타하지 않을 수 없는 것.

물론 제작진만의 뜻은 아닐 것은 분명하다. 이를 요구하는 예능국이 있으니 논의를 하는 것이겠지만, 때가 때이니 만큼 돌아선 시청자의 마음을 달래는 것이 우선인 시간에 다시 편성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은 시청자로서 납득할 수밖에 없는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만약 이 프로그램이 심야 시간대에 맞는 포맷이라면 편성 변경을 고려해도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시청 타깃은 연령대가 낮고 젊은 층이기에 심야 시간대의 이동은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다.

한국 시청자 중 <런닝맨>을 즐겨보는 시청 연령대는 10대가 많고, 이어 3, 40대까지 고른 연령층이 시청을 하고 있다. 외국 시청자의 경우 인터넷으로 보니 시간대에 영향이 없겠지만, 한국 시청자는 그렇지 않다.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 런닝맨>

10대가 가장 많이 시청을 하는데 심야 시간대로 이동을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가장 많이 본다는 예능 시간대가 11시라면 10대가 볼 수 없는 시간대이기에 이 논의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런닝맨> 시청률이 반토막이 난 이유는 고정 시간대를 주지 않았다는 데 큰 이유가 있다. 가장 잘나가던 시기 황금 시간대에 새 예능을 키우고자 방송사를 먹여 살리는 프로그램 시간대를 동의 없이 수시로 바꿨던 것은 자충수로 작용해왔다.

아직 논의 중이고 확정된 바는 없다고 하나, 편성 변경이 된다면 시청자로서 질타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것은 제작진이기에 질타를 피해 가긴 어려울 것이다. 동시에 SBS 예능국도 마찬가지.

시청자는 편성 변경을 고려한다는 기사에 한결같이 건드리지 말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왜 잘하려는 멤버들을 흔드냐는 말도 하고 있다. 그 반응은 옳다.

시청률이 안 나오는 이유는 잦은 프로그램 시간대 이동이 한몫했다. 경쟁 프로그램으로 시청자 이동 현상을 부추긴 건 SBS다. 그런데도 다시 편성 변경을 고려한다고 하니 시청자로서 이해할 수 없는 건 당연하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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