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보도참사 주역’으로 꼽혔던 김장겸 신임 사장이 취임사에서 “품격 있는 젊은 방송으로 MBC를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MBC 구성원들은 “‘품격 있는 젊은 방송’을 위해선 왜곡·편향 보도의 당사자인 김장겸 사장부터 축출하는 것이 먼저다”라며 비판했다.

김장겸 MBC 신임 사장은 28일 오전 상암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취임식을 갖고, “마지막까지 방송내용의 사실 여부를 검증해 시청자들에게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 저널리즘의 기본자세가 확고할 때 방송이 ‘품격’을 가진다”며 “사실과 진실 앞에 더욱 겸손하고 팩트를 신중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장겸 MBC 신임 사장이 28일 오전 상암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취임식을 가지고 있다. (사진=MBC 제공)

그는 “‘투쟁과 갈등’에서 벗어나 구성원들에게 창의력과 잠재력을 발현할 수 있는 ‘젊은 방송’을 만들자”며 “과거에 매몰된 진영논리로 미래를 헤쳐 나갈 해법을 찾을 수 없으므로 1등 언론, 1등 방송이 되기 위한 지략을 모을 때”라고 강조했다.

안광한 MBC 전 사장은 지난달 16일 방문진 업무보고에서 MBC<뉴스데스크>의 시청률·신뢰도 하락에 대해 “지난해 ‘최순실 사건’의 영향으로 뉴스 시청률이 하락했다”면서 “오보 방지와 선정적 뉴스 경쟁을 자제하는 뉴스 기조가 시청률 측면에서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당시 보도본부장이었던 김장겸 사장도 이날 취임사에서 안 전 사장과 같은 인식을 보인 것이다.

MBC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취임식에는 임직원 300여명이 참석했으며 행사는 외부인을 통제한 채 비공개로 이뤄졌다. 취임식 1시간 전부터 MBC미디어센터 주변에는 청경들이 집중 배치됐다.

▲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이 28일 오전 김장겸 MBC 신임 사장의 취임식이 이뤄지고 있는 상암MBC 미디어센터 공개홀 앞에서 '사장 거부 투쟁'을 진행한 모습. (사진=언론노조 MBC본부)

이날 오전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은 김 사장 취임식이 끝난 후 상암 MBC 로비에 모여 ‘김장겸 사장 거부 투쟁’을 진행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김 사장의 취임사에 대해 “전형적인 ‘박근혜 대통령 식 유체이탈’ 화법”이라며 “‘편향적 보도와 선정적 방송, 왜곡 보도’의 장본인은 김장겸 사장”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김장겸 사장은 뉴스를 40년 전 유신시대 수준으로 퇴보시키고, 극우파의 전사가 돼 MBC를 투쟁과 갈등 속으로 몰아넣은 당사자”라며 “‘품격 있는 젊은 방송’을 위해선 이런 인사부터 축출하는 것이 먼저”라고 일갈했다.

이어 “이번 취임식 행사는 철저하게 외부인을 통제한 채 비공개로 이뤄졌다”며 “출입기자들도 출입을 막았고, 사내 공청 채널을 통한 방송도 막았다. 유례없는 ‘밀실 취임식”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장겸 사장은 지난 23일과 27일 열린 방문진 이사회에 참석한 뒤에도 기자들의 질문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태도를 보였고, 청경을 동원해 질문하는 기자들을 가로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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