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미디어스

Updated 2017.3.29 수 10:14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기고&칼럼
황교안 권한대행은 독실한 기독교인이라는데황제·민폐 의전, 성경의 가르침이던가
문한별 칼럼니스트 | 승인 2017.02.25 16:22

황교안 권한대행은 소위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소문난 사람이다. 그런데 나는 그를 생각할 때마다 고개가 절로 갸웃거려진다. 그에게 붙은 '독실한 기독교인'이란 설명이 당최 이해되지 않아서다.

'독실하다'는 말은 '도타울 독(篤)'에 '열매 실(實)'이 결합된 말로, 믿음이 두텁고 성실하다는 뜻이다. 따라서 독실한 기독교인이란 기독(基督) 곧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신앙심이 두텁고 그 행동이 성실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일 터다. 그런데 그가 과연 그러한가?

황교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의전'이란 말이 그거다. 황제처럼 떠받들어지는 걸 좋아한다 해서 '황제의전'이라 하기도 하고, 주변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친다 해서 '민폐의전'이라 불리기도 한다. 문제는, 의전이란 말에서 알 수 있듯 그가 VIP로 대접받기를 너무나 좋아한다는 것이다. 몇 개만 소개하면...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2015년 7월 서울 구로노인복지관에 방문했을 당시 총리가 타야 한다며 엘리베이터를 정지시켜 노인들은 계단을 오르내리게 하고, 2016년 3월에는 서울역 플랫폼 내부까지 관용차를 끌어들이고, 같은 해 11월엔 관용차를 정차시키기 위해 시내버스를 몰아내는 등 총리 시절부터 과잉의전으로 유명했던 그다.

이런 의전의존증은 총리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신분상승하면서 더욱 심해져서, 지난 1월 교통이 혼잡한 서울 구로역 사거리 앞을 12초간 지나기 위해 7분이나 교통을 통제하는가 하면, 2월 경호상 안전을 이유로 훈련병 수료식을 실내체육관에서 야외로 급변경해서 훈련병과 가족 친지들을 영하 13도의 혹한에 떨게 만든 일로 세간의 비난을 자초하기도 했다.

이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총리실에서는 "시민 불편을 최소화 하고 있다"느니 "적절성 여부를 검토하겠다"느니 하는 말로 얼버무릴 뿐 제대로 된 사과나 시정조치 없이 넘어가곤 했는데, 그러다 급기야 시계 뒷면에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황교안'을 새겨 넣은 기념시계 논란으로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이 24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이름이 새겨진 이른바 '대행 시계'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체 황 권한대행은 왜 이렇듯 의전에 목매는 걸까? 대접 못 받고 죽은 귀신이 씐 것도 아닐 텐데 왜 이렇게 의전에 집착하는 걸까?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소문날 정도면 성경도 수십 번은 읽었을 터. 그런데 - 황 권한대행에게 정색하고 묻거니와 - 성경 어디에 대접받기를 즐겨하고 갑질을 사모하란 말이 있는가? 성경을 어디서 배웠길래 처신을 그리 하는가?

내가 아는 예수는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마 7:12)고 교훈하고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요 도리어 섬기려 하노라"(막 10:45)고 말씀하신 분이다. 그가 사람들에게 온갖 수욕을 당하고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자체가 자기비움과 섬김의 결정체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빌 2:5~8)

황 권한대행이 시민 불편은 남 몰라라 하고 '황제의전'을 즐기는 것은 정확히 예수의 가르침에 역행하는 짓이다. 아니, 신앙을 논하기 이전에 멀쩡한 상식을 지닌 공무원이라면 절대 해서는 안 될 짓이다. 국민 위에서 군림하며 갑질이나 하라고 총리 타이틀이나 대통령 권한대행 직함을 부여한 줄 아는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연합뉴스)

나아가 불법무도한 박근혜 정부에 부역한 황 권한대행이 대통령이 탄핵되는 마당에서도 그 책임을 통감하고 뉘우치기는커녕 외려 대통령 코스프레를 하고, 그도 모자라 특검의 청와대 압수수색을 불허하고 특검의 수사기한 연장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 또한 성경의 가르침에 정면으로 반하는 짓이다.

성경 어디에 행악자를 옹호하고 죄악을 가까이 하라고 나와 있던가? "복 있는 사람은 악인의 꾀를 좇지 않고 죄인의 길에 서지 않으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않는다"(시편 1:1)는 말씀도 안 읽어 봤는가? 성경이 증언하는 야훼는 약자의 부르짖음에 귀를 기울이시는 공평과 정의의 하나님이라는 것도 알지 못 하는가?

대접받기를 즐겨하고 행악자를 가까이 하는 황교안 같은 이가 대통령 권한대행의 자리에 앉아있는 자체가 한국 정치의 비극이고, 이런 사람이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떠받들어지는 작금의 상황 자체가 한국 교회의 아픔이다. 하긴, 어둠을 밝히는 등불이 아니라 촛불을 꺼트리는 암흑의 일원이 되어 주말마다 설쳐대는 한국 교회에 무엇을 더 바랄까마는...

문한별 칼럼니스트  webmaster@mediaus.co.kr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2길 22 가든빌딩 608호 (우) 07238  |  대표전화 : 02-734-9500  |  팩스 : 02-734-2299
등록번호 : 서울 아 00441  |  등록일 : 2007년 10월 1일  |  발행인 : 안현우  |  편집인 : 안현우  |  개인정보책임자 : 윤희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희상 팀장
Copyright © 2011-2017 미디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mediaus.co.kr

ND소프트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