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기영 기자] 해외에서 이동통신시장에 새로운 사업자가 진입해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의 경우, 신규 사업자 진입 3년 만에 이동통신 서비스 분야 가격지수가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자료=한국공정거래조정원, 이동통신산업 경쟁촉진 방안 연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 최근 공개한 ‘이동통신산업 경쟁촉진 방안 연구’ 보고서는 일본과 프랑스, 영국의 사례를 예로 들며, 신규 사업자 진입이 가계 통신비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프랑스와 영국은 신규 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하지마자 각각 11.5%, 7.0%의 가격지수 인하 효과가 나타났다. 경쟁 촉진에 따른 효과다.

이들 세 국가 사례는 SKT, KT, LG유플러스가 독과점 형태를 이루고 있는 우리나라 이동통신시장과 비교해 유사점과 대비점이 있다. 프랑스는 사업자의 시장점유율 분포는 국내와 달랐지만 신규 사업자가 진입하기 전의 사업자 수는 3개로 같았다. 또한 신규 사업자(Free Mobile)가 진입한 지난 2012년 이동통신 보급률이 101.4%로 포화상태를 초과했다는 점도 내 이동통신 시장과 유사하다.

프랑스는 시장 신규 사업자 진입 직후인 2012년 이동통신 서비스 분야 가격지수가 11.5% 하락했다. 이후 2013년 26.6%, 2014년 10.6%, 2015년 5.5%씩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결국 신규 사업자 진입 3년만인 2015년 이동통신 서비스 분야 가격지수가 이전 대비 54.8%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신규 사업자는 약정기간 없는 계약 정책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의 전환비용을 낮추고 경쟁을 활성화시킨 것으로 판단된다.

영국은 지난 2003년 이동통신 시장에 신규 사업자가 진입하면서 대폭적인 가격인하와 무제한 데이터 제공, 문자·음성 서비스 조합과 단말기에 대한 소비자 선택권 확대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그 결과 진입 직후 7.0%의 가격지수 하락이 발생했다.

당시 영국 이동통신 시장에는 4개의 사업자가 있었으며 시장 보급률은 2004년부터 포화상태에 도달했다. 2010년에는 기존 사업자 두 곳이 합병돼 네 개의 사업자가 됐다. 영국의 이동통신 시장 규제 기관인 Ofcom에 따르면 합병 이후에도 가격인하는 계속돼, 2013년 7월까지 이동통신 서비스 가격이 약 23% 감소했다.

보고서는 영국 이동통신 시장에서 신규 사업자 진입과 기업결합이 모두 발생했음에도 지속적인 가격하락 추세가 지속된 것에 주목했다. 영국 이동통신 시장이 전환비용이 낮고 매우 경쟁적이어서, 신규 사업자가 점유율을 확보하기에 용이했다는 설명이다.

일본의 경우는 이동통신 시장의 신규 사업자 진입으로 가격하락은 있었지만 정도가 크지 않았다. 일본은 지난 2005년 당시 동시에 2개 신규 사업자를 허가했다. 하지만 곧 합병으로 의미가 사라졌다.

지난 2004년 일본의 이동통신 서비스 시장은 1위 사업자가 시장점유율의 56%를 차지하고 있었다. 2,3위 사업자의 점유율은 각각 21%와 18%이었다. 당시 이동통신 보급률은 65.7%다. 이후 2006년 신규 사업자 중 한 곳(softbank)은 당시 3위 사업자를 인수했고 다른 한 곳(eAccess)은 1.7GHz 대역을 할당받아 2007년에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eAccess는 2012년 softbank의 자회사가 됐고, 2015년 흡수·합병 당해 사라졌다.

일본의 이동통신 시장에서는 신규 사업자 진입이 별다른 효과가 없었던 셈이다. 보고서는 이를 일본이 타국과 비교해 콘텐츠 시장이 활성화됐기 때문으로 설명했다. 수익구조가 서비스 품질경쟁 중심으로 이뤄져 신규 가입자가 진입하기 힘든 여건이었다. 또, 일본의 유통망이 기존 이동통신 사업자 중심으로 형성돼있고 전환비용이 높아 신규 사업자가 진입 후 성장할 가능성이 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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