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소속 신상진 국회 미방위원장은 국회법에 따라 본회의에서 선출됐기 때문에 불신임 결의안을 냈다고 해도 본회의에서 통과가 돼야 퇴출이 가능하다. 따라서 신 위원장을 미방위에서 퇴출시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 위원장은 상당수의 미방위 의원들이 불신임하며 위원장으로서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신 위원장은 각성해야 한다”

국회 로텐더홀에서 농성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을 <미디어스>가 20일 오후 만났다. 이날 오전 미방위 야당 위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신상진 위원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고, 신 위원장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의안과에 접수했다. 신 위원장이 중립적이고 공정한 의사진행 의무를 망각하는 등 국회법을 부정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었다. 이후 미방위 소속 야당 위원들은 국회 로텐더홀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미방위 야당 의원들은 20일 오전 자유당 신상진 미방위원장의 사퇴, 언론장악방지법 안건조정위원회 위원 선임 등을 촉구하는 농성에 돌입했다. 오후 5시께 국회 로텐터홀에서 농성중인 미방위 소속 민주당 이상민·박홍근·고용진 의원의 모습. (사진=미디어스)

올 초 더불어민주당 공정언론실현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에 선임된 이상민 의원은 이른바 ‘언론장악방지법’의 통과 가능성을 묻자 “촛불민심은 검찰·재벌개혁 못지않게 언론개혁을 핵심 과제로 요구하고 있다”며 운을 띄웠다. 그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촛불민심이 폭발한 10월 전과 후, 그리고 탄핵안이 의결된 전과 후 개혁 입법들이 통과되고 있지 못하다”며 그 원인을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여전히 법안 통과에 부정적이거나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오후 5시경 로텐더홀에는 미방위 소속 민주당 이상민·박홍근·고용진 의원이 자리하고 있었다. 국회 미방위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박홍근 의원은 보좌진과 앞으로 농성 일정 등에 대해 논의하는 모습이었고, 농성장을 지키던 고용진 의원은 5시10분경 다음 일정으로 자리를 떴다.

‘언론장악방지법’은 지난해 7월 국회의원 162명이 발의한 안으로 ▲공영방송 이사 수를 여야 7 대 6으로 통일하고 불균형 최소화(현행 7 대 4 또는 6 대 3) ▲사장 선임 때 3분의 2 이상 득표의 특별다수제 도입 ▲노사 동수 편성위원회 구성 명문화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야 3당이 해당 법안 통과에 힘을 기울이고 있으나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반대로 법안 심사조차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견 조정 심사기구인 안건조정위 구성도 자유한국당이 위원 선정을 미뤄 진척이 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상민 의원은 “개혁입법 가운데 언론개혁을 최우선 의제로 관철하기 위해 농성에 돌입했다”며 “정치권과 언론노조 등 시민단체 등이 결집해 ‘언론장악방지법’ 통과를 이뤄내려고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언론시민단체들에서는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현재 공영방송 지배구조가 자신들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해당 법안 통과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상민 의원은 “미방위 야당 위원들은 그런 상황을 경계하고 있기 때문에 공영방송을 특정 정권으로부터 차단시키기 위해 농성까지 돌입한 것”이라며 “언론시민단체들이 민주당의 노력을 평가절하 할 게 아니라 함께 연대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박홍근 의원은 “자유한국당에서 개혁입법 협상을 할 때 언론장악방지법은 법안 자체를 수용하지 않았다”며 “민주당은 이 법을 요구했는데 자유한국당은 수용불가라고 못을 박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영방송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위원장 고영주)는 오는 23일 MBC 새 사장 후보 3명에 대한 면접을 앞두고 있다. 방문진 야당 이사들이 ‘언론장악방지법’의 국회에 계류된 상황 등을 언급하며 반대했지만 다수를 차지하는 여당 이사들이 강행한 결과다. 이상민 의원은 “공영방송 MBC는 지금까지 박근혜 정권을 비호해온 언론기관이다. 언론 공정성을 훼손해왔고, 새 사장 후보에 오른 3명 모두 그런 사람들”이라며 “방문진이 촛불민심에 대한 반성 없이 새 사장 선임을 강행할 경우 야권과 불가피한 충돌을 겪게 될 것이다. 결국 방문진은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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