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강원도 춘천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춘천은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는 발언으로 국민적 공분을 산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역구다.

19일 오후 5시 춘천 거두리에서 박근혜퇴진춘천시민행동은 <김제동과 함께 하는 1만 촛불> 집회를 열고,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과 함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김진태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눈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도 주최측 추산 1만 명이 운집했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박근혜를 구속하라", "새누리당 해체하라", "김진태를 처벌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실망감과 박 대통령을 두둔하는 춘천 지역구 김진태 의원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이날 집회에서 방송인 김제동 씨가 '만민공동회'를 진행해 의미를 더했다. 이 자리에서 김제동 씨는 "왜 코미디언이 정치 얘기하냐고 하는데, 정치인에게 가서 제발 좀 코미디를 하지 말라고 하라. 영역을 넘보면 안 된다"면서 현재 정치 상황을 풍자했다. 김 씨는 "대통령을 뽑아놨더니 한 명 더 생겼다"면서 "편의점처럼 1+1이 됐는데, 알고 보니 그 사람(최순실)이 다했다"고 비판했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김 씨가 진행한 만민공동회 종료 후 김진태 의원의 지역 사무실 앞으로 행진했다.

앞서 오후 2시에는 대통령탄핵기각을위한국민총궐기운동본부 등 친박단체는 춘천 촛불집회에 참석한 김제동 씨를 비난하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주장하는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촛불집회 현장에서 불과 100미터 여 떨어진 곳에서 펼쳐진 이 집회에는 김진태 의원, 극우인터넷매체 미디어워치 변희재 대표 등이 참석했다.

친박단체 소속자들은 전국에서 버스를 대절해 모여들었다. 탄기국은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인원이 12만 명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집회에서 탄핵 기각, 특별검사팀 해체, 고영태 씨 구속 등을 주장했다.

변희재 대표는 "김제동 씨가 연예인 초기 시절에는 독서를 즐기는 괜찮은 친구였는데, 윤도현 등과 어울려 다니면서 이상해졌다"라며 "이러니 정부가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만든 것"이라고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사유 중 하나로 지목되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두둔했다. 김진태 의원은 "부산에서 대구에서 대전에서 미국에서, 전국 각지에서 와주셨다"면서 "이 곳에서 우리 애국 시민들이 힘을 모아 대한민국을 지켜달라"고 울먹이기도 했다.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집회가 끝난 이후 촛불집회가 벌어지고 있는 곳으로 행진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에 경찰이 도로에 차벽을 치고 막아서는 상황이 펼쳐졌다.

촛불집회가 시작되자 흥분한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이 촛불집회 현장으로 난입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일부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이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시민들에게 욕설과 폭행을 가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