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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구속, 절정 치닫는 국정농단 사태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 필요성 커져, 헌재 3월 초 선고 유력
김민하 기자 | 승인 2017.02.17 09:05

이재용 부회장이 결국 구속되면서 청와대 압수수색 실패로 코너에 몰렸던 박영수 특검이 기사회생의 기회를 잡았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으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뇌물죄 수사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헌법재판소의 3월 이전 탄핵 인용 또는 기각 결정이 유력해진 상황까지 고려하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클라이막스’의 단계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17일 오전 5시 35분께 “새롭게 구성된 범죄혐의 사실과 추가로 수집된 증거자료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를 결정했다. 이재용 부회장에 적용된 혐의는 뇌물 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이다.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상진 대외담당 사장에 대해서는 “피의자의 지위와 권한 범위, 실질적 역할 등에 비추어 볼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 발부를 기각했다. 박상진 사장이 대한승마협회장을 맡아 최순실 씨와의 ‘거래’ 실무를 전담하긴 했으나 이 역시 이재용 부회장의 지시에 의한 것으로 본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16일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구치소로 향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법원의 결정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 필요성을 강화하는 근거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과의 독대를 통해 재단 출연 등을 요구한 당사자가 박근혜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특검의 대면조사 요청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 왔으나 특검 과의 조율 과정에서 일정이 노출됐다는 이유로 한 차례 합의를 무효화한 바 있다. 언론은 이르면 17일 늦어도 다음 주에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가 성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검이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을 강행하기 위해 법원에 압수수색영장 집행 불승인 처분에 관한 취소 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을 냈으나 각하된 사실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가 필요하다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법원은 16일 국가기관이 행정소송의 당사자가 될 수 없고 청와대의 압수수색 거부가 행정처분이 아니라는 이유로 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했다.

특검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집행정지가 각하 또는 기각될 경우 현행법상 청와대 압수수색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결국 압수수색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조사해 사건의 실체를 파악해야 한다는 명분을 세울 수 있게 된 것이다.

특검의 수사 내용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은 차명전화를 통해 최순실 씨와 2016년 4월 18일부터 10월 26일까지 약 570회에 달하는 통화를 했다. 이 중 최순실 씨가 독일에 있는 동안 통화한 횟수는 127회로 알려져 있다. 특검은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씨의 태블릿PC에 대한 보도가 나온 직후부터 첫 번째 대국민담화를 진행하기 전까지 독일에 있는 최순실 씨와 10여 차례 통화했으며, 대국민담화 다음날에도 통화가 이뤄졌다고 밝히고 있다. 야권과 일부 언론은 이 통화에서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대응이나 증거인멸 방식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만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가 성사되지 않거나 부실하게 진행되는 경우 특검 수사기간 연장 필요성이 대두될 가능성이 있다. 특검은 16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기간 연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됐다는 사실은 수사기간 연장 논의에 탄력이 붙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 언론은 황교안 권한대행이 정치적인 이유로 수사기간 연장을 불허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특검은 황교안 권한대행이 특검 수사기간 연장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국회에서 수사기간 연장을 결정해주길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서는 특검법의 개정이 필요한데 현재 국회 법사위 여당 간사는 ‘강성 친박’으로 알려진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자유한국당이 ‘날치기’ 등을 이유로 국방위와 정보위를 제외한 모든 상임위를 보이콧 하기로 한 것도 특검법 개정을 막기 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6일 오전 박영수 특별검사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검 수사기간 연장과 함께 고려해볼만한 것은 헌법재판소가 3월 13일 이전 탄핵 인용 또는 기각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16일 “24일에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다. 쌍방 대리인은 23일까지 종합준비서면을 제출해주고, 24일 변론기일에 최종변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은 “최소한 신문종결일(22일) 로부터 5~7일의 말미를 줘야 한다”며 반발했다. 주심인 강일원 헌법재판소 재판관은 이에 대해 구체적인 사유를 서면으로 제출하면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했으나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 측 입장 때문에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일정이 바뀔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최종변론 이후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이 참여하는 평의를 열어 결정문을 작성한다. 2004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경우 최종변론부터 선고까지 2주의 시간이 소요됐다. 만일 오는 24일 최종변론이 이뤄진다면 다음달 10일 최종 선고 가능성을 예상해볼 수 있다. 헌법재판소의 경우 통상 목요일에 선고를 해왔기 때문에 탄핵 여부는 9일에 결정이 될 가능성도 있다.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예상에 대해 탄핵심판과 같은 특별한 사건의 경우에는 다른 요일에도 선고가 이뤄질 수 있다는 답변을 내놓은 바 있다.

탄핵심판은 선고 시점부터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탄핵 인용 결정이 날 경우 박근혜 대통령은 ‘불소추특권’이 없는 상태로 법적대응을 이어가야 한다. 만일 특검의 수사기간이 연장된 상태에서 탄핵 인용 결정이 내려진다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구속 수사 등이 추진될 가능성이 커진다.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으로서는 이러한 가능성은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 일각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 직접 출석해 최후 변론을 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후 변론을 준비하기 위한 명분 등을 언급하며 일정 변경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 측 요구를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점을 볼 때 이러한 방법을 통한 일정 지연이 가능할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김민하 기자  acidkis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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