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양지 기자] 부산의 도심 한복판에서 보수의 가치를 되살리자는 취지의 정풍운동이 일어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0일 자유한국당(당시 새누리당) 인명진 비대위원장에게 나성린 부산진갑 당협위원장을 중징계할 것을 요구하는 청원서가 보내졌다. 청원서를 쓴 이들은 자유한국당 부산진구 전·현직 시·구의원 모임인 부산진구의정회 회원 중 부산진갑 당협위원회에 소속된 25명이다.

특히 해당 당협위원회에 소속된 의정회원 30명 가운데 거의 대다수가 직접 청원서에 서명하거나 이에 동조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대로는 부산진갑 당협위원회가 향후 정상적인 기능이 불가능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해당 행위자에 대한 징계 청원서.

이들은 ‘해당 행위자에 대한 징계 청원서’란 이름으로 중앙당에 보낸 문서를 통해 “나성린 씨가 부산진구갑 당협위원장 직은 물론 중앙당 핵심당직인 국책자문위원장을 맡고 있으면서도 당을 배신하고 탈당한 사람들이 만든 바른정당 창당발기인에 참여해 심각한 해당행위를 했으므로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주장의 근거를 당시 새누리당 당규 제11조(탈당)에 두고 있다. 해당 조항에는 ‘타 정당의 창당 발기인에 서명한 사람은 탈당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명시돼 있다.

<연합뉴스>와 <국제신문> 등의 보도에 따르면 나성린 위원장은 지난 1월 바른정당 부산시당이 닻을 올릴 즈음 발기인에 이름을 올렸다. 관련 보도가 사실이라면 나 위원장은 앞서 거론한 당규 제11조에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를 한 셈이 된다.

자유한국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현재 관련 보도내용을 중심으로 중앙당윤리위원회에 해당 사실을 보고한 상태”라며 “이후 과정은 중앙당이 판단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또한 상기 보도내용의 진위여부와는 상관없이 나 위원장이 바른정당 창당에 무관하지 않다는 정황이 <일요신문>과의 공동 취재 결과 확인됐다. 그의 최측근인 민생경제연구소 소속의 이 모씨가 바른정당 부산시당 조직 구성 전후로 직접 몸을 담고 활동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바른정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이 모씨는 창당 즈음에 보름 정도 활동한 이후 원래 소속인 민생경제연구소로 돌아갔다”면서 이 씨의 바른정당 참여 사실을 직접 확인시켜줬다.

청원서에 서명한 25명 가운데 한 명인 안영일 전 부산진구청장은 “당협위원장의 가장 큰 사명이 조직 관리와 활성화인데도 불구, 나 위원장은 이를 방기하다 못해 당을 향해 반기를 들었다”면서 “다른 무엇보다 ‘새누리당은 미래가 없다’느니, ‘박근혜 대통령이 반드시 탄핵된다’고 말한 사실은 심각한 해당행위다”라고 말했다.

양용식 전 부산진구의원은 “당장 시급한 대선과 더불어 내년 지방선거가 지금 체제로는 백전백패라는 얘기가 당원들 사이에서 나온다”며 “이번 사안을 계기로 삼아 철새 정치인을 낙하산으로 내리꽂는 하향식 공천이 아니라, 지역민이 원하는 인물이 지역을 대표할 수 있도록 하는 상향식 공천이 일반화될 수 있도록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은 청원서 접수에 이어 지난 14일부터 지역별로 나눠 현 당협위원장이 물러날 것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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