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기영 기자] KT 사장단 인사에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씨가 관여한 정황을 특별검찰팀이 포착했다고 한국일보가 보도했다.

16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초 최 씨는 측근인 김성현 미르재단 전 사무부총장을 통해 김준교 당시 중앙대 부총장을 KT 스포츠단 사장에 추천했다. KT는 같은 해 2월 29일 김 부총장을 사장으로 선임했다. 특검은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정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최 씨가 KT 인사에 ‘또’ 개입한 셈이다. KT는 지난 2015년 최 씨의 측근인 광고감독 차은택 씨 등이 추천한 이동수 씨와 신혜성 씨를 임원으로 채용한 바 있다. 특검은 최 씨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통해 KT로부터 금전적 이득을 챙기려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KT [연합뉴스TV 캡처]

김 부총장의 선임 당시 KT 스포츠단 측은 “KT 스포츠단이 운영하고 있는 야구, 농구, e스포츠, 사격, 하키 등 프로와 아마추어 선수단의 전력 향상을 위해 완전히 차별화된 시스템을 도입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시각디자인 전문가로 체육계와 무관했다. 김 부총장은 관련 의혹이 불거진 지난해 11월 지병을 이유로 사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KT는 이에 대해 “김준교 전 사장은 다양한 루트를 통해 추천을 받았으며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선임됐다”고 해명했다.

최 씨가 김 부총장을 통해 금전적 이득을 챙기려 한 정황도 포착됐다. 최씨는 지난해 2월 조카 장씨에게 영재센터 명의로 ‘KT 알파인스키 실업팀 창단 기획안’이 포함된 ‘KT 스키 창단 계획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했다. 최 씨는 이 계획서와 더블루K의 용역 제안서를 종이 봉투에 담아 “VIP에게 보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이 계획서는 박 대통령을 거쳐 황창규 KT 회장에게 전달됐다. 황 회장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지난해 2월 박 대통령이 이 봉투를 자신에게 전달하며 “이 안에 들은 내용을 검토해 달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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