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MBC 차기 사장 공모가 마감됐다. 김장겸 보도본부장, 권재홍 MBC 부사장,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 등 본사 임원들과 윤길용 울산 MBC 사장, 문철호 부산 MBC 사장 등 관계자 사장 등 최종 14명이 지원했다.

한 방문진 관계자는 사장 공모에 응모한 최종 14명을 세 부류로 나눠 분석했다. ·현 안광한 사장과 인식을 같이 하는 김장겸·백종문 본부장, 권재홍 부사장, 문철호 사장과 보수 색을 띤 심원택·윤길용·정경수 사장, 김동효 부국장(급), 그리고 MBC 외부 출신 인사들이라는 것이 이 관계자의 해석이다.

▲ 23일 MBC 신임 사장 면접을 진행하는 방송문화진흥회 (미디어스)

방문진 이사회는 오는 16일 MBC 사장에 지원한 총 14명의 후보자들을 3배수로 압축한다. 23일에는 후보자 프레젠테이션과 면접 절차를 진행한 후 다수결에 따라 신임 사장을 선임한다.

여당 추천 6명, 야당 추천 3명으로 구성된 방문진 이사진은 23일 3배수로 추려진 후보들에 각각 1순위, 2순위를 뽑으며 2표씩을 행사한다. 9명이 총 18표를 행사하는 구조다. 이 중에서 가장 투표를 많이 받은 후보 2명이 결선 투표를 치러, 최종적으로 공영방송 MBC 사장에 선임된다.

지난 2014년 방문진 2월 치러진 MBC 사장 선거에서 최종 3배수로 오른 후보는 당시 안광한 MBC 플러스미디어 사장, 이진숙 MBC 보도국 워싱턴지사장(현 대전 MBC 사장), 최명길 MBC 인천총국 부국장(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었다. 당시 안 사장과 이 지사장은 김재철 전 MBC 사장의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로 평가받았다. 또 여당 추천 이사들은 안 사장과 이 지사장을, 야당 추천 이사들은 최 부국장을 지지한다는 것이 세간의 평이었다.

당시 방문진 여야 추천 이사진이 3명의 후보들에게 1차로 투표한 결과, 이진숙 지사장이 0표를 획득, 안광한 사장과 최명길 부국장이 결선 투표로 맞붙게 됐다. 결선 투표에서는 안광한 사장이 5표, 최명길 부국장이 4표를 받아, 최종적으로 안 사장이 MBC 사장으로 선임됐다. 방문진 다수를 차지하는 여당 추천 이사들이 한 후보에게 몰표를 하면, 해당 후보가 사장으로 결정되는 구조다.

지난 8일 미디어오늘은 일부 임원들을 중심으로 연합 전선과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있다는 정황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본사 임원과 지역 MBC 사장이 방문진 차기 사장 선임 강행 결정 이후 회동했다는 내용이다.

방문진 관계자는 연합과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있다는 해당 기사에 대해 “정권이 바뀌어도 온 몸을 불살라 꿋꿋이 버틸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이라며 “누구를 사장으로 정해야 할지 자기들끼리 담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언론시민단체들은 14일 공개된 사장 후보 명단을 두고, “사장 후보자 명단인지, 언론장악 부역자 명단인지 구분할 수 없다”는 평을 내놓았다. 또한 지금의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체제가 차기 MBC 사장을 선임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은 14일 논평을 내고 “현 방문진 체제가 사장 선임을 해선 안 된다. 고영주 이사장을 비롯한 여권 추천 이사들이 공영방송 이사로서의 자질과 역량을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 MBC 뉴스가 종박뉴스, 일베뉴스, 청와대뉴스를 반복하듯 이들은 틈만 나면 국민을 상대로 색깔론을 제기하거나 박근혜의 청와대와 MBC 경영진을 옹호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장 공모에 지원한 후보자들에 대해 “ MBC 사장 후보자들인지, MBC의 언론장악 부역자 명단인지 구분조차 하기 어렵다”며 “헐리웃 권재홍, 녹취록 백종문, 파업유발 문철호, 보도농단 김장겸, 축소왜곡 전영배, 부당전출 윤길용 등 이명박 정권부터 박근혜 정권에 이르기까지 MBC의 공정성을 파괴하고 단체협약과 노조법을 위반, 파업을 유발한 장본인들”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지금 국회에서는 언론장악방지법 제정을 위한 논의가 한창이다. 국민들도 국정농단의 공범인 언론부역자의 청산과 공정언론을 명령하고 있다”며 “방문진은 부역자 선발대회로 전락한 사장 선임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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