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9일 특검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2일 강제소환돼 조사를 받은 지 일주일 만의 재출석이다. 최 씨는 출석 과정에서 '조사에 응하는 이유', '특검이 강압수사를 한다고 생각하는지 여부', '묵비권 행사'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은 채 특검 조사실로 향했다.

▲박근혜 대통령 비선실세 최순실 씨. (연합뉴스)

특검은 지난 조사에서 정유라 씨의 이화여대 입시비리 관련 업무방해죄, 미얀마 K타운 관련 알선수재 혐의를 조사한 바 있다. 특검은 9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돕는 대가로 거액을 지원받았다는 의혹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최순실 씨가 관여했는지 여부도 집중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 씨는 당초 특검이 자백을 강요하는 등 강압수사를 하고 있다며 특검 출석을 거부해오다가 지난 7일 돌연 특검 소환에 응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최 씨는 지난해 12월 특검 첫 소환조사를 받은 이후 건강문제, 강압수사 등을 이유로 특검 소환에 7차례나 불응했다.

이 같은 최순실 씨의 갑작스러운 입장변화에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와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특검의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를 앞두고, 뇌물죄와 관련해 공모관계로 규정된 최순실 씨가 특검이 확보한 증거와 진술, 수사 진척 상황 등을 파악해볼 필요성을 느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최순실 씨의 특검 출석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박근혜랑 입 맞추러 왔느냐', '간 보러 왔느냐' 등 성난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9일 예정됐던 특검의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는 무산됐다. 박 대통령 측은 "특검이 일정을 유출했다"면서 대면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특검은 이날 오후 2시30분 정례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 측의 주장에 대한 사실관계, 박 대통령 측과의 조율과정 등을 공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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