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시민단체들이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의 MBC 신임 사장 선임을 막기 위해 총력으로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안팎의 반대에도 방문진이 오는 23일 사장 선임을 강행할 경우, 마찰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언론시민단체 연대 모임인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와 ‘MBC를 국민의품으로!공동대책위원회’는 7일 오후 1시 여의도 방문진(율촌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언론노조 조성래 사무처장, 언론노조 성재호 KBS본부장과 조능희 MBC본부장,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언경 사무처장,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안진걸 공동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언론시민단체 연대 모임인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와 ‘MBC를 국민의품으로!공동대책위원회’(MBC공대위)는 7일 오후 1시 여의도 방문진(율촌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미디어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청와대와 여당 인사들이 대다수를 차지한 방문진은 그동안 공영 방송 MBC를 박근혜 정권의 대변자로 전락시킨 방송 농단의 주범”이라며 “방문진 이사회에겐 MBC의 새 사장을 뽑을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 국회에선 청와대와 여당 인사가 이사 자리를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방문진법 개정안을 비롯한 언론 장악 방지법 개정안이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방문진은 무자격한 사장 선출 과정을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고영주 이사장과 여당 인사들은 국민과 MBC의 구성원을 모두 좌파로 몰며 방송을 사영화한 데 따른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

오는 10일 제12대 집행부 출범식을 앞두고 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 조능희 MBC본부장은 이날 “안광한 경영진이 MBC를 망치고 국정농단 공범 역할을 할 때, 부역자인 이들을 비호해오던 박근혜의 방문진이 또다시 사장 선임을 한다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언론노조 MBC본부는 인내하고 견디고 참고 버텼다. 이제는 이들을 응징할 때다. 반드시 국정농단 공범을 청산하고 MBC를 국민 품으로 돌려놓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오는 8일 총파업 찬반 투표를 마치는 언론노조 성재호 KBS본부장은 “박근혜는 KBS와 MBC 두 공영방송에 고대영과 안광한이라는 꼭두각시 사장을 심었다”며 “방문진은 안광한 체제가 끝나가자 3년짜리 꼭두각시를 공영방송 MBC에 앉히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언론노조 KBS본부는 총파업 찬반 투표가 끝나면 곧바로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언론노조 MBC본부도 이번 주 안에 새 집행부가 들어서게 된다. ‘언론장악방지법’ 쟁취를 위해 MBC본부와 함께 싸워 승리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 참여한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안진걸 공동대변인도 “국회에서 언론장악방지법이 논의되고 있다. 방문진은 법이 통과된 다음에 사장을 뽑아도 늦지 않다”며 “그런데 고영주 등 방문진 여당 이사들은 자신들의 부당한 권력으로 버티고, 권력을 재생산하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진걸 공동대변인은 “박근혜 탄핵 국면에서 시민들의 승리로 놀라운 변화를 일궈낼 것이 예상된다. 가장 첫 번째 칼날은 재벌과 언론, 검찰로 향하고 있다”며 “시민들은 고영주와 안광한의 협작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시민들과 함께 다시 방문진에 와서 이 문제에 대해 항의하겠다. 시민단체들은 끝까지 대응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방문진 이사회는 지난 3일 MBC 신임 사장 공모를 진행 중이다. 방문진은 13일까지 사장 지원 후보자들을 추리고 16일 3배수로 압축한 뒤 23일 후보자 프레젠테이션과 면접을 진행한 후 다수결에 따라 신임 사장을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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