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언론장악방지법 처리를 위한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새누리당의 시간 끌기 때문이다. 결국 7일 오전 미방위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소속 야당 위원들은 국회 본관 미방위원장실을 찾았다. 새누리당의 안건조정위 구성 지연을 항의하기 위해서다.

▲신상진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새누리당·왼쪽)과 박대출 새누리당 간사. (연합뉴스)

미방위 야당은 새누리당의 반대로 언론장악방지법 법안심사소위 심사에 어려움을 겪자, 지난달 20일 미방위 전체회의에서 안건조정위 구성을 요청했다. 안건조정위는 이견을 조정할 필요가 있는 안건을 심사하기 위한 기구로, 총 6명의 위원을 여야가 추천해 구성할 수 있다.

안건조정위 6명의 위원 중 원내 1당이 3명의 위원을 추천하고, 기타 교섭단체가 나머지 3명의 위원을 추천한다. 민주당은 박홍근 간사, 이상민, 김성수 의원, 국민의당은 김경진 간사를 안건조정위원으로 추천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위원 추천을 하지 않고 지연시키고 있다.

안건조정위 구성이 지연되자 민주당 박홍근 간사를 비롯한 야당 위원들은 이날 신상진 위원장을 직접 방문해 항의했지만, 신 위원장은 "간사협의가 되지 않아 (안건조정위) 구성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박홍근 간사는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안건조정위를 조속히 구성해달라고 당 이름으로 공문도 넣고, 며칠 전에는 전화상으로 강하게 얘기도 했었다"면서 "오늘은 의원들이 직접 신 위원장을 만나 조속한 안건조정위 구성을 재차 요청했다"고 말했다. 박 간사는 "신상진 위원장은 여당 간사의(안건조정위원) 추천이 없다고 했다. 서로 협의해서 해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야당이 안건조정위를 구성해서 한다는 것은 위원회의 원할한 운영을 책임져야 할 위원장으로서 어려운 문제라고 했다"며 "우리로서는 새누리당이 조속한 안건조정위 구성에 응하지 않으면 대응 수위를 높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신상진 위원장이 여야간사 협의를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새누리당 박대출 간사는 협의에 응하지 않고 있다. 박홍근 의원실 관계자는 "협의를 하려고 해도 박대출 간사 측에서 협의를 회피하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안건조정위에 회부된 안건은 2/3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이 가능하다. 의결을 마친 안건은 상임위원회에서 30일 이내에 표결해야 한다. 안건조정위 구성만 이뤄지면 시일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언론장악방지법의 상임위 통과는 확정적이다. 새누리당은 이를 막기 위해 안건조정위 구성 지연에 나선 것이다.

한편 미방위 야당은 언론장악방지법과 미방위에 계류돼 있는 다른 법안들의 논의를 투트랙으로 이어가기로 했다. 언론장악방지법 처리 지연이 다른 법안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다. 국회 미방위는 오는 14일 미래창조과학부, 16일 방송통신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업무보고 등의 일정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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