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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확인이 최대 성과"[인터뷰] '탐탐한'바자회 이끈 박영선 '100일행동'국장
유영주 객원기자 | 승인 2009.09.16 17:33

71,372,130원. 탐탐한 바자회 수입이다. 자원봉사자는 250명+@, 물품 기증자는 1,200명+@, 참여 연인원은 최소 20,000명 규모였다. 바자회를 기획하고 추진한 박영선 ‘100일행동’ 국장은 자신감 회복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촛불시민과 미디어운동 단체, 언론인 등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모이고 준비한 단위도 기대 이상의 성과에 고무됐다고 해야 할까. 자신감 회복과 에너지 충전의 기회가 되었다. 희망을 봤다. 창의적으로 시민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다면 뭐든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탐탐한바자회를 처음 제안했을 때 단체들은 대체로 미지근한 반응이었다고. 이에 비해 네티즌 단체와 특히 여성3국(소울드레서, 쌍코, 화장발)이 흔쾌히 나서면서 탄력을 받았다고 했다. 경매는 워낙 언론노조 3차 파업 당시 야간 프로그램으로 기획했다 묻어둔 아이템이었다. 

“언론노조가 방송인, 가수 등 연예인들의 애장품을 확보하고 있었다. 어떻게 소화할까 고민하다 ‘100일행동’이 해오던 기존의 결의대회 같은 행사가 아니라 재밌고 신나는 자리를 만들어보자는 컨셉을 고민한 게 바자회로 모아졌다. 성공할 것이고 많이 참여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 탐탐한바자회를 기획하고 추진한 박영선 '100일행동' 국장. 언론개혁시민연대 대외협력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유영주  
 
고생하고 돈만 쓰는 것 아니냐며 걱정하던 단체들도 준비 막바지로 가면서 해보자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여성이 참여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여성3국은 이미 올해 바자회 성공 전례가 있었다. 언론노조의 경매 물품이 확보되어 있었고, 여성3국에서 바자회를 했던 실무팀의 섭외가 이루어졌다. 모두들 ‘100일행동’의 제안에 흔쾌히 승낙했다. 여성3국이 공동주최에 나섰다. 사업에 소요되는 비용 이상의 수익을 반드시 만들어내기로 했다”

기획팀은 사업 경비를 수익금에서 제외하지 않고 후원금으로 처리키로 했다. 당일 바자회와 경매 수익금을 100% 남기겠다는 생각이었다. 방송3사 노조가 주먹밥 500개, 물 100박스, 커피 녹차 등 음료를 후원했고, PD연합회와 기술인연합회 등도 물 등을 후원했다. 야4당과 언론노조는 천막 비용 등 사업 경비를 분담했다. 당일 판매되는 물품과 경매 액수를 모두 수입으로 잡을 수 있게 됐다.

연인원 최소 2만 명, 혹자는 3만 명이 다녀갔다고도 했다. 이날 주최측이 준비한 봉투만 15,000장인데 모두 사용됐다. 한겨레에서 제공한 가방 5천 개, 시민광장 등이 자체로 준비한 봉투 등을 따지면 참여 규모 최소 2만 명이 과장은 아닌듯 하다. 참가자의 80%가 여성이었다.

“촛불을 거치면서 시민 70%가 언론악법에 반대하는 여론을 보였다. 반대에 남녀 성비가 따로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여성들이 집회나 시위에 나오기는 아무래도 어렵다. 참여하고 싶지만 방법이 없는데 휴일 날 바자회를 하니까 편하게 놀고 먹고 사고 구경하러 몰려든 것 같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여성 카페들이 많이 움직였다. 기획팀에 들어오지 않은 카페까지 힘을 실어주었다”

이날 행사장에 차려진 천막과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에서도 이 분위기가 고스란히 묻어났다. 네티즌 커뮤니티로 언소주가 쿠키와 수정과를, 82쿡이 벼룩시장을, 레몬테라스가 쿠키와 곡물, 의류 등을, 그리고 민전시, 815평화행동, 다인아빠와 닥봉, 촛불나누기, 시민악대, 개념찬여성들, 커리커쳐 시사만화작가 등도 제각기 준비한 물품을 내놓고 경쟁하듯 열기를 더했다. 정치인 팬크럽(시민광장, 정통들, 문함대, 문순씨팬크럽, 대장부엉이)도 한몫을 했다.

주최측으로는 여성3국, 언론노조, 언론연대, 문화연대 등이 적극적으로 움직였고, 의성군농민회, 우리만화연대 등도 눈에 띄었다. 주부합창단, 품바, 가포블루스, b-비보이, 시민악대 등 공연도 큰 몫을  했다.

물품 기증자는 무려 1200명에 달했다.

“분류작업을 하면서 보니까 기증해준 물품들의 질이 대부분 탐나는 거였다. 언론악법 원천무효를 기원하며 물품의 사연을 적은 쪽지들이 3-4개당 하나 정도씩 들어 있었다. 종류도 다양했고 한 번도 쓰지 않은 제품들이 많았다.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는 시민은 선크림을 한 박스를 보내왔고, 악세사리 인터넷쇼핑몰을 운영하는 시민은 악세사리 세 박스를 보내왔다.  한 박스에 귀걸이 팔찌 목걸이 500개 이상이 들어있었고, 이니셜 ‘out’을 쓴 목걸이도 박스채 보내왔다. 고급 브랜드 가방, 모피, 팬티, 와이셔츠 등 의류, 비단천, 쌀과 보리, 가전제품, 생활용품, 어린이책 등 종류도 다양했다”

행사 2-3일 전 언론노조가 있는 프레스센터 18층 복도는 각지에서 보내온 물품으로 빼곡하게 들어찼다. 분류작업에도 많은 자원봉사자들의 손품이 들어갔다. 물건을 보내온 인원은 사전 택배로 보내온 시민 500명, 당일 날 직접 들고온 시민이 200명, 단체별로 참여한 시민 약 500명 등 1,200명으로 추산된다.

   
  ▲ 탐탐한바자회, 벼룩시장과 경매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다. ⓒ유영주  
 

“아쉬운 부분은 당일 경매가 정치인 중심으로 진행된 점이다. 경매 물품이 워낙 많았던 데다 정치인이 현장에 온데 비해 문화예술인들이 많이 안와 균형이 깨졌다. 집회가 아니었고 그나마 재미있게 진행됐기 때문에 그리 크게 흠 잡히지 않은 것 같다”

실제 당일 준비됐다가 무대에 올리지 못한 경매 물품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백기완 선생의 글 두 점 ‘널마’와 ‘훨훨’은 경매에 올리지 않고 MBC노조와 사원행동이 각각 소장키로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중국 단둥 압록강 철도 앞에서 찍은 사진과 넥타이는 비공개 경매나 이후 지역 바자회에서 최고가로 주인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7천만 원의 기금 전액은 언론악법 원천무효를 알리는 광고와 선전비용으로 사용된다.

“광고 모금이 목적이었으므로 목적에 맞게 언론악법 원천무효를 알리는 광고 기금으로 쓴다. 일단은 TV 광고를 준비하고 있다. 하룻밤 방송3사 메인 타임에 내보낼 경우 5천만 원 정도가 든다. KBS 1번, MBC 1번, SBS 2번 정도 할 수 있다. 라디오, 신문 등도 검토중이다. 혹시 TV광고가 심의에서 통과되지 않거나 언론사가 집행하지 않을 경우 동영상을 포털, 인터넷언론 등에 배포할 생각이다”

탐탐한바자회가 성황리에 마무리되자 일산, 광주, 부산, 춘천 등에서 지역 바자회 이야기가 나왔다. 춘천에서는 민언련이 주도해서 준비중이고, 광주에서는 언론노조 지역본부가 준비중이다. 박영선 국장은 탐탐한바자회의 모든 자료는 당연히 공유한다고 했다.

유영주 객원기자  combycom@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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