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기다리는 겨울, 올겨울처럼 야구단의 ‘단장’ 소식이 주목받았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7개 팀이 단장을 교체한 겨울. 감독보다 더 많이 얼굴이 바뀐 프로야구 각 구단들의 단장, 특이점도 있죠. 새로이 뽑힌 단장 가운데 5명, 결국 10개 구단 가운데 6개 팀이 선수 출신입니다. 물론 없던 일은 아니었지만, 분명 ‘유행처럼’ 불어 닥친 느낌도 없지 않습니다.

삼성의 경우, 지난해 야구장에 이어 올 시즌은 감독과 단장까지 모두 바뀌었습니다. 변화라는 키워드가 모든 구단에 함께했지만, 특히 삼성과 넥센의 경우는 급격한데요. 두 팀 모두 지난해에는 구장이 바뀌었고, 올겨울 단장-감독 교체가 함께한 사례입니다.

지금 이 변화의 한가운데, 분명해 보이는 특징은 바로 성적과 팀 운영에 있어 단장의 역할이 커졌다는 점!

수익성이나 장기적인 ‘투자’의 관점에서 시설과 리그, 선수를 보는 건 아닌 듯합니다. 감독의 영역과는 또 다른 형태, 경기력과 팀 전력 구상에서 단장의 역할이 커 보이는데요. 선수 출신 단장의 역할에서 물론 다른 형태의 장점도 충분히 가능하겠습니다만, 일단 야구를 잘 알고 야구를 해본 단장이 부임한 팀이 부쩍 늘어난 분위기죠.

거기에 한화와 SK는 각각 박종훈-염경엽 단장을 선임, 감독 출신 단장 시대를 열었습니다.

박종훈 한화 이글스 단장의 LG 트윈스 사령탑 당시 사진. 염경엽 SK 와이번스 신임 단장.[연합뉴스 자료사진]

유행처럼 단장의 역할은 커졌고, 필수처럼 변화가 일어난 자리. 각 야구단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다시금 그 역할을 생각하게 하는 2017년 프로야구, 단장의 시대!

보스턴과 시카고의 저주를 모두 푼, 현재 메이저리그 시카고의 사장인 테오 엡스타인이 최연소 단장으로 주목받던 걸 떠올리며 다시금 그 중요성도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그 단장 야구의 시대를 먼저 열어가고 있는 메이저리그는 꼭 선수 출신만이 아니라는 점. 지금 이 시대의 야구의 여러 가지 변화 사이, 과연 2017년 야구는 어떤 흐름이 펼쳐질지 분명 궁금함과 관심이 모아집니다.

다가오는 2017 프로야구 시즌 개막, 분명 각 팀의 성적표에는 단장의 역할과 책임이 함께할 터. 우리는 가을, 어떤 야구 성적표를 보며 누구에게 찬사와 비난을 보내고 있을까요?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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