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기영 기자] 이통3사가 갤럭시S8, G6 등 ‘프리미엄폰’ 출시를 앞두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특별한 시장 드라이브 요인이 없는 설 대목을 포기하고 연휴가 몰린 ‘가정의 달’을 노린다는 관측이다. SKT와 KT가 CEO인사로 내부 사정이 복잡했다는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이동통신 3사 로고.

SKT와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지난 27일부터 30일까지 4일간 이어진 설 연휴 동안 눈에 띄는 판촉행사를 내놓지 않았다. 과거 설 연휴에 통신사간 번호이동이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장과열’로 판단하는 2만4000명에 근접할 정도로 치솟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동통신업계의 ‘설 특수’는 단통법 시행 이후 사라지는 추세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간 번호이동 건수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지난 2014년 2만3620건이던 같은 기간 일평균 번호이동건수는 단통법 시행 이후 2015년 1만2470건, 2016년 1만7127건으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설날 특수’의 실종 배경으로 업계는 시장에 드라이브를 걸만한 ‘프리미엄 폰’의 부재를 꼽았다. 삼성의 갤럭시 노트7이 폭발사고를 일으키며 ‘프리미엄 폰’ 라인업에서 제외됐고, LG의 신제품인 G6은 2017 MWC 전날인 2월 26일 공개가 예정됐다. 삼성의 차기 신제품인 갤럭시 S8은 4월 중순 출시 예정으로 알려졌다.

삼성과 LG는 최근 몇년간 2월에 열리는 MWC에서 신제품을 출시해왔다. 설 연휴는 원래 신제품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시기가 아니다. 지난해 설 연휴쯤 삼성은 갤럭시 S7의 출시를 앞두고 이전 모델인 S5와 S6에 대한 재고 정리에 들어가 출시가격을 하향조정했다. 올해 역시 이통사들은 구 모델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상향 조정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지만 이통사간 번호이통 건수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된 요인은 SKT와 KT의 내부가 뒤숭숭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SKT는 박정호 사장이 새 사장으로 선임됐고, KT는 황창규 회장이 지난 6일까지 연임심사를 거쳤다. 판촉행사 등에 주력할 만한 여건이 아니었다는 해석이다.

또, 음성적인 불법보조금 관련해서 방통위가 단통법 조사 위반에 대한 과태료를 법정 상한선으로 끌어올린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됐다. 불법 보조금을 통한 가입자 유치가 한층 부담스러워졌다는 점이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에는 설 연휴 동안 불법지원금을 눈에 띄게 지원하는 곳이 없다는 불평이 다수 게재됐다.

이통사들의 ‘프리미엄 폰 전쟁’은 오는 3~4월부터 시작해 연휴가 몰린 5월쯤 절정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G6와 갤럭시 S8 등 프리미엄 폰 출시가 예정돼 있고 SKT와 KT의 CEO인사도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규제 기관인 방통위 위원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시기와 겹쳐, 불법보조금이 판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단통법 종결되는 올해 9월까지 특별한 판촉 전략이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통사들이 단통법으로 마케팅 비용을 크게 절감했기 때문이다. 이통사들이 단통법 종료 후 기관의 시장 규제 정도를 살펴보고 가입자 유치에 공을 들일지를 고민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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