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의 좌담회 불참에 뉴스 리포트로 대처했다. 해당 논란의 중심에 있는 황교익 씨는 “‘방송사 KBS와 개인 황교익’의 공방에 뉴스를 동원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고 지적하며 KBS 뉴스에 대해 “왜곡보도”라고 반발했다.

KBS<뉴스광장>은 26일 오전 <KBS ‘대선주자에게 듣는다’ 문재인 출연 거부>(13번째, 김기흥 기자)라는 제목의 뉴스를 리포트 했다. 앵커는 “(문 전 대표는) 문 전 대표 지지모임에 참여한 음식 평론가 황교익 씨의 KBS 프로그램 출연 무산을 이유로 내세웠는데, 제작진은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에 따라 출연 연기를 권유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고 멘트 했다.

▲26일 KBS<뉴스광장> 보도 화면 갈무리.

김기흥 기자는 리포트에서 기존 KBS의 입장을 거듭해서 밝혔다. 황 씨가 문 전 대표의 지지모임인 더불어포럼에 공동대표를 맡게 됐다는 걸 알게 된 뒤 허완석 KBS<아침마당> CP는 황 씨에게 출연 시기를 조정하자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또 문 전 대표가 황 씨 출연 배제에 대해 ‘방송계 블랙리스트’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 아침마당 제작진은 KBS의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제작가이드라인에는 선거기간 중 선거 캠프에서 공식 직책을 맡고 있거나 특정 정당 후보자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사람은 방송에 출연시키지 않도록 주의할 것이란 규정이 있다는 게 KBS의 설명이다.

이에 황교익 씨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제작가이드라인에는 그런 내용이 없다’고 지적한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성재호)의 성명을 거론하며 “KBS는 왜곡보도를 말라”고 비판했다.

▲26일 오전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의 페이스북 글.

언론노조 KBS본부는 지난 20일 성명을 내고 “제작가이드라인에는 (KBS가 말한) 그런 내용이 없다. 회사가 내세운 항목은 KBS제작가이드라인 책자 안에 ‘부록’에 별도 수록된 ‘실무자를 위한 KBS 공정성 가이드라인’ 중 ‘선거보도’ 세부준칙의 일부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또 “해당 조항은 선거보도 즉, 선거기간 중 보도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참고해야 할 가이드라인”이라고 강조했다.

황 씨는 “KBS뉴스는 이미 KBS 내에서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 내용조차 무시하고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공정성 가이드라인’을 따랐다 해도 그 적용과 해석에는 분명한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KBS의 그 어떤 규정에도 특정 정당·후보자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사람을 교양연예오락 프로그램에 출연을 금지시킬 수 있는 조항이 없다”며 “KBS는 왜곡보도를 멈추라”고 비판했다.

또 황 씨는 KBS가 해당 사건을 뉴스로 내보낸 것에 대해 “공정하지 못하다”며 “적어도 뉴스를 내놓을 것이면 KBS 제작 CP의 인터뷰 시간만큼 나에게서 관련 인터뷰를 따갔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KBS 제작 CP의 일방적 주장만을 방송한 KBS뉴스의 불공정한 처사에 심한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KBS<뉴스광장>은 “문 전 대표가 KBS 대담에 이어 MBC 등 다른 토론도 거부했다며 국민 검증의 기회를 박탈하는 건 오만”이라고 말한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를 인용하기도 했다.

지난 25일 문 전 대표 캠프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좌담회에 불참하는 것은 검증 차원의 문제라기보단 헌법적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는 것에 대한 문제”라며 “특정 정치인을 지지한 다는 이유로 교양프로그램마저 출연을 못하게 된다면, 표현의 자유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KBS는 이날 <뉴스광장>뿐만 아니라 전날 메인뉴스 <뉴스9>에서도 <文, ‘대담’ 출연 거부…“공정성 준칙 따른 조치”>란 제목의 리포트를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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