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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색다르고 센 수사물이 왔다![이주의 BEST&WORST] OCN <보이스>, tvN <내성적인 보스>
이가온 / TV평론가 | 승인 2017.01.21 10:19
편집자 주 _ 과거 텐아시아, 하이컷 등을 거친 이가온 TV평론가가 연재하는 TV평론 코너 <이주의 BEST & WORST>! 일주일 간 우리를 스쳐 간 수많은 TV 콘텐츠 중에서 숨길 수 없는 엄마미소를 짓게 했던 BEST 장면과 저절로 얼굴이 찌푸려지는 WORST 장면을 소개한다. 

이 주의 Best: 센 수사물이 왔다! <보이스>(1월 14일 방송)

OCN 주말드라마 <보이스>

병원에만, 재난 현장에만 골든타임이 있는 것이 아니다. 강력사건 범인 검거에도 골든타임은 존재한다. OCN <보이스>는 그 골든타임을 다루는 색다른 수사물이다. 

<나쁜 녀석들>, <실종느와르 M>을 방영한 바 있는 OCN은 수사물 전문 채널이다. 전작들이 이미 벌어진 사건을 추적하고 수사하는 드라마였다면, <보이스>는 전작들과 다른 점이 많다. 물론 범인을 잡는 수사물이라는 기본 토대는 비슷하지만, 범인의 목소리를 토대로 범인을 잡는다는 점, 피해자의 신고 단계부터 경찰과 피해자의 소통을 통해 범인을 검거하겠다는 점 등이 여타 수사물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보이스> 1회는 제작진의 남다른 각오와 앞으로의 방향을 압축해서 보여준 방송이었다. 범인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어렴풋이 범인의 목소리만 간간히 들릴 뿐이었다. 무진혁(장혁) 형사의 아내는 계속해서 112센터에 자신의 위치를 알렸지만, 센터에 근무하는 강권주(이하나)의 대처는 위급한 상황에 처한 신고자에게 계속해서 위치를 반복적으로 묻는 등 미숙하고 답답하기 짝이 없었다. 그 사이 아내는 처참하게 살해당했다.

OCN 주말드라마 <보이스>

이 살인사건의 범인을 잡지 못한 강권주는 미국 유학 후 각성해서 돌아왔다. 신고한 피해자를 능숙하게 안정시키는 동시에 각 팀에게 지령을 내리고 피해자 위치를 추적하는 유능한 리더가 되었다. 또한, 개인의 잘못을 반성하는 차원을 넘어, “신고접수 3분 안에 현장 도착, 10분 안에 범인 검거 100% 달성”을 목표로 한 골든타임팀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녀의 흔들림 없는 눈빛과 다부진 말투는 <보이스> 제작진의 자신감이기도 했다. 

대개의 수사물은 피해자의 신고 접수는 생략하고 이미 벌어진 사건 현장을 방문해서 범인의 흔적을 찾아가는 데 집중해왔다. 그러나 <보이스>는 피해자가 신고를 접수하고 112센터와 어떻게 교신하고 그 과정에서 범인을 어떻게 검거하는지를 보여주는 색다른 수사물이다. 피해자가 드문드문 얘기해주는 단서, 수화기 너머 들리는 미세한 소리들을 토대로 범행 현장을 추리해가는 강권주의 비상한 능력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일 것이다. 

이 주의 Worst: 제대로 된 여주 찾기가 이리도 어렵나요? <내성적인 보스>

tvN 월화드라마 <내성적인 보스>

tvN <내성적인 보스>의 남자 주인공은 분명 매력적이다. 최고의 홍보회사를 이끄는 대표, 흔히 말해 재벌 2세. 그러나 기존 드라마에서 봐왔던 재벌 2세의 공식은 따르지 않는다. 백마 탄 왕자가 아니다. 오히려 극도로 내성적인 성격 탓에 남들 앞에 나서지 못하고, 고백은커녕 일상적인 대화도 불가능한 대표다. 그런 성격 탓에 어쩔 수 없이 남들에게 피해를 끼치기는 하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타인을 배려하는 사람이다. 배려하고 싶지만 선뜻 나서지 못하고 혼자서 끙끙 앓는 모습이 묘한 모성애를 자극한다. 

문제는 여자 주인공이다. 남자 주인공 은환기(연우진)가 극도로 내성적이라면, 여자 주인공 채로운(박혜수)은 극도로 외향적이다. 은환기의 내성적인 성격은 궁금증과 연민을 유발한다면, 채로운의 과한 오지랖은 민폐와 짜증만 가져올 뿐이다. 그동안 이런 타입의 여자 주인공을 너무 많이 목격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주인도 없는 사무실에 들어와서 은환기의 물건을 뒤져보는 채로운의 행동은 일견 이해되는 부분이 있다. 그녀의 언니가 3년 전 은환기의 비서로 재직했다가 투신했고, 뮤지컬 단역 배우였던 채로운은 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은환기의 회사에 취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식 자리에서 대표이사 강우일(윤박)에게 “같은 편 같아서 찔러보는 중인데?”라며 당돌하게 맞서는 신입사원의 모습은 지나치게 현실성이 떨어지고, 경비원과 화장실 미화원에게 커피를 주면서 은환기 대표에 대해 캐묻는 모습은 그야말로 ‘오지라퍼’의 전형이다. 자신의 팬의 정체를 밝히겠다고 남자 화장실까지 따라오는 건 민폐의 끝이다.

tvN 월화드라마 <내성적인 보스>

심지어 자신의 복수만을 위해 달리다가 타인의 생존을 무시하는 경우도 있었다. 은환기의 비서 김교리(전효성)는 과로와 스트레스로 병원 신세를 졌다. 채로운은 비서를 도와주려고 은환기의 갑질을 언론사에 폭로했고, 결국 김교리는 내부고발자로 찍혀 퇴사하게 됐다. 겉으로는 정의를 위해 그랬다지만, 당사자가 원치 않은 ‘갑질 폭로’는 결국 채로운 자신의 복수를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 

은환기가 짠내 나는 내성적인 보스로 2회 만에 매력을 발산하는 사이, 채로운은 불필요한 오지랖으로 여기저기 민폐를 끼치고 있다. 내성적인 보스와 외향적인 신입 사원의 케미, 이대로 괜찮은 걸까. 

이가온 / TV평론가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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