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엄마부대’ 등 보수 성향의 단체 회원들이 “JTBC 태블릿PC 보도는 조작”이라고 주장하며 방통심의위에 ‘JTBC 허위보도 징계 및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 처벌’ 등을 요구했다. 보수 단체 회원들이 방통심의위 심의 절차조차 지키지 않고 막무가내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공적기관을 압박한다는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엄마부대(대표 주옥순)와 ‘태블릿PC조작진상규명위원회’ 등 보수 단체 회원 50여명은 지난 17일 오후부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효종) 양천구 방송회관 1층에서 “JTBC 태블릿PC 보도는 조작”이라며 “JTBC와 손석희 사장을 징계 및 처벌하라”고 요구하는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북을 치고 호루라기를 부는 등 소음을 유발, 방송회관 건물 직원들의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 1층에서 보수 단체 회원들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JTBC의 태블릿 PC 보도'에 대한 'JTBC와 손석희 보도부문 사장 징계 및 처벌'을 요구하며 점거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미디어스)

엄마부대 한 회원은 18일 목동회관 1층에서 기자와 만나 “JTBC의 태블릿 PC 보도 약 70개가 허위이고 오보라며 한 달 전에 민원을 제기했는데 방통심의위가 안건으로 올리지 않았고 심의하지도 않았다”며 “안건 심의조차 진행하지 않는 방심위 박효종 위원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통심의위 홍보팀 관계자는 19일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JTBC 태블릿 PC 보도와 관련된 민원제기는 총 29건 정도 들어왔다”며 “바른언론연대와 태블릿PC조작진상규명위원회’가 12월 초부터 최근까지 민원을 제기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폭력성 및 선정성 등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한 방송 민원들은 신속하게 처리 가능하지만, JTBC 태블릿PC 보도와 같은 사안들은 사실관계나 법리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며 “아직 사무처 검토가 진행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보수단체 회원들이 아직 방통심의위 심의 절차조차 끝나지 않은 민원들을 처리하지 않았단 이유로 ‘방심위 위원장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 관계자는 보수단체들이 제기한 민원에 대해 “정상적으로 다른 안건과 마찬가지로 처리 하겠다”고 밝혔다.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 미디어워치 변희재 전 대표 등 보수 단체 대표 5명은 18일 오후 방통심의위 관계자와 만나 ‘23일 오후 박효종 위원장과의 면담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23일 박 위원장과 면담에서 JTBC의 태블릿 PC 보도 징계와 처벌”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 18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 1층에 배치된 경찰 파견 병력들 모습. (사진=미디어스)

한편, 방송회관에는 17일부터 18일까지 양천경찰서에서 파견된 경찰병력 50여명이 방송회관 출입구 곳곳에 배치됐다. 보수 단체 회원들이 단체로 방통심의위를 진입하려는 시도를 막기 위해서였다. 이로 인해 목동회관에 출입하는 방문자들은 출입처 직원과 전화통화로 확인을 거치는 등의 절차를 거쳐야 진입이 가능했다.

방송회관 건물에서 근무하는 A씨는 “출퇴근 때 보수단체 회원들이 시위를 하고 있어 뒷문으로 다녀야 해서 불편했다”며 “또 저희 직원들 중에는 경찰에게 ‘시위대가 아니냐’며 제지를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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