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특검 밤샘조사를 받고 18일 오전 귀가했다. 이들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몸통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검은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김기춘 전 실장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설을 인정하느냐', '최순실과의 관계를 인정하는가' 등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황급히 빠져나갔다. 조윤선 장관은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면서 "특검에서 여러가지 다 말씀드렸다"고 밝힌 후 차에 올랐다.

박근혜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계 인사를 각종 정부 지원에서 배제하기 위해 작성된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김기춘 전 실장의 지시로 청와대 정무수석실 산하 국민소통비서관실에서 작성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특검은 김 전 실장과 조윤선 장관을 불러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경위와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 여부를 추궁했다.

특검은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정무수석실에서 작성된 후 교육문화수석이 문체부로 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작성 지시의 '지시라인'에 김기춘 전 실장이 위치했다고 보고 있다.

김기춘 전 실장과 조윤선 장관은 지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진상조사를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블랙리스트 연루 의혹 등에 대해 전면 부인해왔다. 조 장관은 두 번째 청문회에서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의 거듭된 질문에 "예술인들의 지원을 배제하는 그런 명단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결국 인정했다. 국조특위는 이들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특검은 김기춘 전 실장과 조윤선 장관 조사 내용을 검토해 사전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