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미디어스=박기영 기자] 황창규 KT 회장의 주요 경영실적으로 꼽히는 ‘인건비 절감’이 사실상 ‘인건비 후려치기’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4년 9080명의 직원을 정리하면서 이들이 맡고 있던 업무를 연봉수준이 본사 대비 28%에 불과한 계열사로 넘겼다.

지난 2014년 KT 전체 직원수는 2만3371명으로 전년 3만2451명 대비 28%(9080명)이 감소했다. 1년 사이에 만여명에 달하는 직원이 감소했음에도 KT의 사업은 전혀 축소되지 않았다. KT의 개별기준 매출액은 2014년 17조4358억원, 2015년 16조9423억원으로 3% 미만의 변동폭을 기록했다.

반면 개별 기준 영업이익은 대규모 퇴직에 따른 퇴직금 1조2154억원 지급의 영향으로 2014년 719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단 1년만인 2015년 8638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역시 3분기만에 영업이익 9123억원을 기록해 전기 수준을 넘어섰다. 당기 순이익도 2014년 1조14188억원 적자가 무색하게 2015년 7703억원의 흑자를 냈다.

단순히 말해 10명이 하던 일을 7명이 하는데 아무런 어려움 없이 오히려 돈을 더 잘 벌고 있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해답은 간단했다. KT가 ▲현장 영업 ▲개통 ▲사후서비스(AS)와 플라자 업무(지사 영업창구 업무)등을 계열사에 외주를 준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계열사인 KTCS가 현장 영업과 플라자업무(지사 영업 창구 업무)를 맡고 KT서비스가 개통과 사후서비스(AS)를 맡았다.

문제는 해당 계열사들의 연봉이 KT 본사 직원 대비 28%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4년과 2015년 KT의 평균연봉은 각각 7000만원, 7300만원인데 반해 KT CS는 같은 기간 1800만원, 2100만원에 불과했다. 연봉을 공시하지 않는 KT M&S도 사정은 비슷했다. 잡크래딧에 따르면 KT M&S는 고용보험 기준 예상연봉이 2800만원이다. 국세청이 집계한 지난해 국내 평균 연봉은 3205만원이다.

계열사인 KT CS는 2013년 3962억원이던 매출이 2015년 4817억원으로 21%(855억원) 증가했다. 이는 KT에서 올린 매출이 같은기간 2354억원에서 3136억원 33%(782억원) 증가했기 때문이다. KT M&S는 같은 기간 매출이 8800억원 수준에서 8500억원수준으로 소폭 감소했다.

반면 KT는 2015년에만 4413억원 수준의 인건비 절감 효과를 봤다. 이는 단통법으로 인한 마케팅 비용 감소와 합쳐져 연간 8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 개선효과를 불러왔다.

임순택 KT새노조 위원장은 “말이 계열사지 계열사 직원들의 연봉은 본사 직원들의 30% 수준밖에 안된다”며 “하청업체 갑질 논란 등을 피해가기 위한 꼼수”라고 말했다.

이런 행태는 전형적인 우리나라 전문CEO의 실적 개선책이라는 지적이다. 빅배스 논란이다. 유사 사례로는 과거 대우조선해양과 포스코가 각각 전대미문의 사상 최대 적자와 기업사상 첫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업계 전문가는 “사실 우리나라 전문 CEO가 취임하면 이런 경우가 매우 많다”며 “경제민주화라는 점에서 옳지 않지만 경영인 입장에서는 가장 확실한 성과 수단”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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