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면에서 정부 편향적인 보도를 일삼았다는 안팎의 비판을 받고 있는 MBC의 안광한 사장이 방문진 임시이사회에서 “선정적 보도 경쟁을 지양하고 중립성에 기반해 시청자들의 신뢰와 공감대를 형성해 나아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방문진 야당 추천 이사진은 안 사장 임기 3년 내내 시끄럽지 않은 날이 없었는데도 반성하는 모습이 없다면서 “(안 사장에 대해) 역사가 냉정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광한 MBC 사장

안광한 MBC 사장은 16일 방송문회진흥회(이사장 고영주) 임시이사회 2017년 업무보고에서 ‘선정적 보도경쟁 지양’과 ‘중립성’을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MBC의 방송보도 시청률 하락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안 사장은 이날 “작년 4분기에 최순실 사태의 영향으로 MBC의 뉴스 시청률이 하락한 바 있다”면서 “MBC의 뉴스 기조가 시청률 측면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에 방문진 야당 추천 이사진은 안 사장의 상황 인식이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이완기 이사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그동안 언론은 해당 사안에 대해 보도를 할 수 있었음에도 권력 눈치 보느라 제대로 보도하지 못했다.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잘못된 행태”라며 “늦게라도 일부 신문과 방송이 용기 있게 보도하면서 감춰졌던 사실이 부각됐고 진상이 규명됐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는 “MBC는 특별취재팀도 가장 늦게 구성했고 그마저 없애버렸고 남들이 단독 할 때 MBC만 단독 못하고 이런 상황이 몇 달째 지속됐다”면서 “KBS와 SBS는 보도본부장을 교체하는 개선의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 우리 보도 책임자들은 ‘중심을 잘 잡고 있다'는 등 매우 무책임한 발언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언론보도로 논란이 불거진 ‘안광한 사장의 정윤회 씨 독대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그에 대해 명확한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고 회사 내부에서 나름대로 조사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며 “‘백종문 녹취록’, ‘사원들 사찰 감시 프로그램’(트로이컷)을 만드는 등 안 사장 임기 3년 동안 뭘 한 건가”라고 질타했다.

▲MBC의 관리, 감독 기구인 방송문회진흥회(이사장 고영주). (사진=미디어스)

최강욱 이사는 “뉴스 시청률과 신뢰도 하락은 그간 MBC가 보여준 모습을 집약해서 나타내는 결과”라며 “안 사장은 이런 현실에 대해서 솔직하게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론조사, 학자들과 언론인들의 평가를 보면 MBC 채널 이미지가 손상 돼왔다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럼에도 안 사장 본인에 대한 비판은 모든 것을 정치적인 것으로 몰아가는 것 자체가 정치적으로 편파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 MBC의 시사·보도는 단순하게 비교해도 참담한 수준”이라며 “시각이 다른 사람들이 본질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게 아닌지 봐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안 사장에 대해) 역사가 냉정하게 판단할 것”이라며 “지난 3년 간에 대한 책임을 과감하고 진솔하게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 사장은 야당 이사진의 이 같은 비판과 지적에 “사람이 완벽한 게 없고, 제가 다 잘했다는 것도 아니다”라며 “너무 일방적인 시각으로 사람을 매도하는 것은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또 평가에 대해서는 일정 시기가 지나면 이뤄질 일이다. 현재 시점에서 어떤 관점으로만 사람을 매도하고 평가하는 부분들은 조심스러워야 된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한편, 이날 ’MBC를 국민의 품으로! 공동대책위원회‘와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는 16일 MBC 안광한 사장과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정윤회 씨를 업무상 배임 및 방송법 위반 혐의로 특검에 고발할 계획이다. 지난달 21일 언론·시민단체들은 ‘정윤회 씨 아들 MBC 출연 특혜 의혹’과 관련 ‘정 씨와 안광한 사장, 장근수 MBC드라마본부장’을 특검에 수사 의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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