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왼쪽)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연합뉴스)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작성한 회고록이 발견됐다. 회고록에서 김 전 실장은 박정희·박근혜 일가와 자신이 "운명으로 얽혀 있다"고 밝혔다.

16일 한국일보는 2009년 10월 발간된 521쪽 분량의 미공개 회고록 '오늘도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을 단독 입수해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김기춘 전 실장은 자신이 박정희·박근혜 일가와 "운명으로 얽혀 있다"고 회고했다.

김기춘 전 실장은 회고록에서 자신이 유신헌법 관련 외국 자료를 연구해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했던 사실과 함께, 8~90년대 박근혜 대통령, 박지만 EG 회장 등과의 인연을 언급했다.

김기춘 전 실장은 '5·16 군사정변'을 수 차례 '5·16 혁명'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김 전 실장은 "해군 법무관 훈련 중에 5·16 혁명이 일어났고, 1963년 대학원 석사 과정 입학 시에 성적 우수자로서 5·16 장학금을 받아 학비 걱정 없이 석사 과정을 마쳤다"면서 "박정희 정부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검사로서 정부의 여러 정책적 작업에 동참했다"고 전했다.

특히 김기춘 전 실장은 박정희·박근혜 대통령을 "사심 없이 나라와 겨레의 행복만을 생각하는 진정한 애국적 정치지도자라고 확신한다"고 평가하면서 "그 분들과의 인연을 소중히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을 "당 대표로 모셔 보니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의 원칙과 판단력,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자애로움을 겸비해 훌륭한 정치 지도자로 성장했음을 실감했다"고 치켜세웠다.

김기춘 전 실장은 박정희·박근혜 정권의 수혜를 가장 많이 누린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박정희 정권 당시 청와대 비서관, 중앙정보부 정보국장을 지냈다. 김기춘 전 실장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박근혜 대통령을 지원한 친박 모임 '박근혜 7인회'의 핵심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2013년 8월부터 2015년 2월까지는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내기도 했다.

누구보다 최태민·최순실 일가와 박근혜 대통령의 관계를 잘 알 수 있는 인물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김기춘 전 실장은 지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최순실 씨를 아느냐는 질문에 "모른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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