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더 타임스>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군사정권 등이 왜곡한 정보에 상당수의 한국 국민들이 속았었다고 보도했다.

유럽에서 보수성향 언론으로 꼽히는 타임스는 “Kim Dae Jung: President of South Korea”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과거 한국의 영남 및 서울의 (많은) 유권자가 그(김대중 전 대통령)를 지지하지 않았는데, 그가 ‘좌익’이고 심지어 ‘공산주의자’라는 정부의 주장을 쉽게 믿어버린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실, 유럽국가들 기준으로 보면 김 전 대통령은 보수주의자였다”라고 평가했다.

△ 더 타임스 19일자 인터넷판 기사 중 발췌…(But voters from the southeast and from Seoul did not support him and easily bought into government claims that Kim was a leftist, even a communist. In fact, he was by European standards a conservative.)

▲ 더 타임스 인터넷판 기사 화면 캡처.
이 신문은 또한 고인이 민주주의를 수호와 남북화해를 위해 이룩한 놀라운 업적은 앞으로 더욱 빛날 것이라며 높게 평가했다.

이에 대해 평화방송 이석우 보도국장은 24일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를 통해 “유럽 언론은 미국과 달리 한국 문제를 제3자적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보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청취자들이 다른 관점과 시각을 접할 수 있는 기회”라며 “타임스의 그러한 보도는 우리 국민들에게 뼈아픈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언론의 보도와 관련해서는, 보수성향의 워싱턴포스트가 진보성향의 뉴욕타임스에 비해 김 전 대통령이 이룩한 국내외 업적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보도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진홍 호남대 정보통신대학 교수는 이석우 보도국장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미국의 대표 보수 언론인 워싱턴포스트는 사진화보와 장문의 기사를 통하여 김대중 대통령의 업적과 일대기를 보도했다”며 “워싱턴포스트가 진보적 매체의 보도 내용에 비하여 업적을 더욱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김대중 대통령이 극복할 수 없는 것을 극복한 사람이고 한국의 민주주의를 위하여 지치지 않는 투쟁 속에서 납치, 투옥과 사형선고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김 교수는 또 “외환위기를 빠른 시간에 극복하고 부패와 권력남용으로 기소된 군사독재자 전두환과 노태우를 사면했다”는 부분도 우호적 보도의 근거로 제시했다.

이어 워싱턴 포스트가 김 전 대통령 수난과 극복의 역사를 집중적으로 적시한 반면 뉴욕타임스 보도의 중심은 오바마 대통령이 발표한 ‘조의’ 내용에 대한 인용이었다고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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