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MBC의 안광한 사장과 ‘비선실세’ 정윤회 씨가 수차례 만나 정권 협조 방안을 논의했다는 보도로 논란이 일고 있다. 게다가 12일 MBC가 해당 사안을 보도한 언론사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내보낸 <뉴스데스크> 리포트가 내부의 반발을 사고 있다. “MBC뉴스가 안광한 사장 개인 소유물이 돼버렸다”는 지적이다.

MBC기자협회(협회장 김희웅)는 13일 ‘MBC뉴스는 안광한 사장의 사적 소유물이 아니다’란 제목의 성명을 내고 “MBC뉴스 역사에 치욕으로 기록될 기사가 또 하나 더해졌다”며 “(해당 뉴스는) ‘전달자로서의 중립’을 상실한 채 안광한 사장 개인의 입장을 ‘진실’로 확정하고 보도한, 중차대한 ‘공영방송 사유화’의 생산물”이라고 비판했다.

MBC<뉴스데스크>의 앵커는 12일 <MBC "'정윤회 회동' 허위 보도 강력 대응 방침">(10번째, 김태래 기자)에서 “TV조선과 미디어오늘이 MBC와 MBC 안광한 사장을 지목해 근거 없는 의혹을 사실인 듯 단정 지어 보도했다”면서 “MBC는 '아니면 말고 식'의 음해성 보도에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멘트했다.

김태래 기자는 리포트에서 “MBC는 TV조선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명확히 밝혔지만 TV조선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무책임한 의혹을 그대로 보도했다”고 전했다. 이어 “(미디어오늘은) 복수의 TV조선, MBC 관계자에게 확인했다면서도 누구에게 확인했는지는 전혀 밝히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기자협회는 “(뉴스데스크가) ‘근거 없는 의혹’이라고 (안광한 사장이라는 주어 없이) 스스로 단정지으면서 타사 기사가 단정지었다고 비난하는 모순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세상의 어떤 기자가 의혹의 당사자가 ‘사실무근’이라고 해서 기존의 ‘믿을 만한’ 취재물을 스스로 부정하고 보도를 포기하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게다가 TV조선의 기사에서 ‘사실무근’이라고 밝힌 당사자는 MBC가 아니라 안광한 사장”이라며 “이게 바로 MBC뉴스가 사장 소유물로 전락한 증거”라고 비판했다.

기자협회는 “미디어오늘은 ‘정윤회와 독대했다는’ TV조선 보도에 등장하는 익명의 인물이 ‘MBC 안광한 사장’이라는 그들의 취재 결과를 보도한 것”이라며 “‘정윤회와 만났다’고 단정한 게 아니라 ‘TV조선이 보도한 인물이 안광한 사장’이라는 팩트를 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디어오늘이 취재원을 밝히지 않았다는 리포트에 대해 “기자가 쓴 문장인지 의문이 든다. 익명의 취재원을 기사에서 밝히라는 얘기인가”라고 되물었다.

기자협회는 해당 뉴스는 출고본에서부터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앵커는 출고본에서 “TV 조선과 미디어 오늘이 MBC와 안광한 사장에 대해 터무니 없는 음해성 보도를 했는데”라며 두 언론사의 기사에 대해 ‘터무니 없는 음해성 보도’라고 멘트했다.

기자협회는 “정윤회와 안광한 사장이 만난 적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 취재를 했는가. 식당은 가봤는가. 증언을 한 정윤회 측근이란 사람을 만났는가. 아니면 안광한 사장에게 따져 물었는가”라고 되물으며 “TV조선은 취재를 통해 ‘두 사람이 여러 차례 만났다’는 증언을 보도했고 안광한 사장은 ‘사실무근’이라며 반론을 제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자가 무슨 존재라고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한 취재도 없이 ‘음해성 보도’라는 답을 내리는가. 그 답을 내려 보도하는 순간, MBC뉴스는 안광한 사장 개인 소유물이 돼버렸다”고 개탄했다.

한편, 언론·시민단체들의 연대체인 ‘MBC를 국민의 품으로 공동대책위원회’(MBC공대위)와 언론단체비상시국회(언론시국회의)는 13일 낮 12시 상암동 MBC사옥 앞 광장에서 ‘공영방송 농단 MBC 안광한 사장 구속 및 언론부역자 청산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특검은 정윤회와 안광한을 당장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