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을 맞는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김성균 대표는 착잡하면서도 자신에 차 있다. 조중동의 종편 추진에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기업이 나타나기만을 벼르고 있다.

25일 언소주의 불매운동에 대한 첫 형사재판 일정이 잡혀있다. 검찰은 광동제약 불매운동과 관련해 ‘공동공갈, 공동강요’의 혐의를 들어 김성균 대표 외 1인을 고발했다. 지난 6월 8일 미디어운동 진영과 가진 기자회견 등 광동제약 불매운동 전개에 대한 형사고발이다. 김성균 대표는 무죄 판결이 날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고발당한 것 자체가 당혹스럽다.

8월 31일은 언소주 출범 1년이 되는 날, 1주년 기념식을 준비해왔으나 이미 섭외한 장소 관리측에서 취소됐다는 통보가 날아왔다. 보이는, 보이지 않는 압박이 만만치 않다. 일단 취소하기로 했다. 대신 조촐하더라도 지역 단위로 1주년 행사를 갖고, 다음 달에는 옥천에서 마라톤 프로그램을 겸한 1~200여 명이 참여하는 MT를 가질 예정이다.

올해 언소주는 광동제약, 삼성, 그리고 자유투어, 롯데관광, 하나투어 불매운동을 벌여왔다. 불매운동의 위력은 대단했다. 광동제약은 기대 이상의 빠른 반응을 보여 합의에 도달했고, 언소주는 불매를 철회했다. 삼성은 아직 공식적인 반응은 없다. 다만 들리는 이야기로는 이사회 때마다 상황을 점검하는 등 긴장하는 분위기가 영력하다고 한다. 관광업체의 경우 불매운동 자체가 바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특성이 있는데, 하나투어가 공문을 통해 재검토하기로 해 철회하기도 했다.

김성균 대표는 지금까지는 워밍업으로 봐도 좋다며 이후 불매운동의 방향을 언급했다. 1차 타겟은 조중동의 종편 추진에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기업이다. 어떤 기업이 되든 컨소시엄 구성에 나선다는 소식이 있을 경우 즉각 전면적인 소비자주권 운동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국회 통과로 원천무효 논란이 식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통위는 시행령과 추진 일정을 발표했고, 조중동은 방송 진출 의사를 공식화했다. 관심은 어떤 기업이 조중동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가에 모아지고 있다. 조중동과 기업 간 컨소시엄 구성의 물밑 흐름이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김성균 대표는 어떤 기업이든 사실로 확인되면 제대로 된 불매운동을 펼칠 것이고 그 영향력은 상상 이상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음은 김성균 대표와 진행한 인터뷰 내용이다.

― 검찰이 (주)광동제약 불매운동을 기소했는데

"광동제약에 국한해서 기소했다. 불매운동 일반에 대한 고발은 아니다. 무죄를 주장할 것이고 무죄가 받아들여질 것이라 생각한다. 협박을 통해 공갈을 했다고 기소지만 광동제약과 협상테이블에서 그런 적이 없었다. 평화롭게 마무리됐다.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하면 검찰의 기소가 근거 없는 것으로 판명될 거라 믿는다.

광동제약 건의 경우는 기대 이상으로 빠른 협상 제안이 들어왔다. 그런 성의를 보인 기업에 대해서는 배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소비자의 뜻을 받아들인 광동제약이기에 불매운동을 철회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과정에서 일부 회원들의 이견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의견은 광동제약과의 합의 내용이 높이 평가한다는 생각이었다. 소비자와 기업이 적대적 관계가 아니라 서로 동반자라는 상식적인 선에서 합의할 수 있고, 또 협의를 통해 그런 결과를 도출했다는 점에서 소비자운동, 언론운동에서 의미있는 사례로 평가해야 한다.

합의된 내용은 조둥동 광고와 동등하게 한겨레, 경향 등에도 광고를 한다는 것이었다. 더욱이 금액적인 차원에서 합의했기 때문에 광고 회수로 보면 조중동은 줄고 한겨레, 경향은 그만큼 늘어났다. 이후 계속 지켜지는 지는 봐야겠지만 1년간 계약을 한 것이고 현재까지는 합의사항을 지키려 노력하는 것 같다"

― 삼성 불매운동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삼성을 불매운동 대상으로 선택한 것은 지난 2월 중순 경이다. 삼성을 한 순간도 잊지 않았다. 삼성은 조중동에만 광고를 하고 비판 기사를 쓴 한겨레, 경향에는 광고를 안 하고 있다. 자본을 통해 언론을 좌지우지 하는 기업이 삼성이다. 도덕적인 측면에서도 문제가 많다. 편법 승계, 서해 기름유출, 중소기업 하청에 있어 부도덕한 행위, 무노조 자랑 등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두 가지 큰 고민이 있었다. 하나는 삼성이 너무 거대하다는 점이다. 싸움을 거는 입장인데, 걸어서 이기는 싸움을 해야 하는데 이기지 못할 경우 무모했다는 지적이 불가피할 것이다. 또 하나는 여론에 있어 삼성이 국민적 기업으로 좋게 평가되는 부분이 현실적으로 있다는 점이다. 삼성을 불매운동 대상으로 상정하면서 보름동안 잠을 못 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은 꼭 걸고 넘어가겠다는 생각으로 선정했다.

첫날 반응은 복잡했다. 많은 사람들이 복합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가운데 말을 아꼈다, 시원하다, 두렵다, 무섭다, 이길 수 있을까 걱정된다 등등... 하지만 다음 날부터 한 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우세해지면서 힘을 받았다. 지금은 선정을 잘 했다는 평가다. '우리가 아니면 누가 문제제기를 하겠는가'라며 뿌듯해 하고 자부심을 갖는 회원이 늘었다. 전체적으로 회원 가입도 늘고 후원금도 들어왔다. 조중동 반대운동과 불매운동, 그리고 삼성에 대한 반감이 뭉쳐지면서 엄청난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삼성 불매 펀드를 조성하고 있는데, 삼성제품을 구입하지 않고 다른 제품을 구입할 경우 그 액수를 누적하는 방식이다. 두 달 좀 넘었는데 현재 75억 원 정도가 누적됐다. 언소주 회원만 모은 게 75억 원이니 일반 시민들의 동참을 고려하면 1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물론 삼성에게 영향을 미칠 만한 금액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삼성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있다는 평가 근거가 마련됐다고 본다. 삼성의 왜곡된 이미지, 그 가면을 벗기는 계기가 되고 있다. 삼성이 이같은 이미지를 회복하려면 수천억 원 또는 수조 원의 광고비를 투입해야 할 것이다"

현재 삼성은 공식적인 반응을 안 보이고 있다. 정보에 의하면 이사회를 할 때마다 언소주 이야기를 한다고 한다. 삼성의 최고 수뇌부가 어떤 형태로든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정보에 의하면 국가기관도 움직이고 있다. 삼성이나 국가가 언소주 활동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사실이다. ‘언소주를 부탁해’ 행사가 취소 된 배경에 장관급 이상의 압력이 있었을 것이라는 후문도 있다.

삼성과의 싸움은 적당히 넘어가고 싶지 않다. 100억 원이 누적되면 기자회견을 할 생각이다. 삼성에게 마지막으로 소비자의 뜻을 받아들일 기회를 주고, 그래도 반응이 없으면 화두를 던질 것이다. 대략 9월 초중순 쯤이 될 듯 하다"

― 여행사 불매운동이 쉬운 문제는 아닌데

"여름은 여행성수기여서 여행사는 조중동에 광고를 집중한다. 이같은 시기를 고려해 대표적인 여행사 3개를 선정했다. 하나투어는 우리가 오해한 부분이 있다는 의견서를 보내왔다. 중앙위와 참여단체 일반 회원에게 의견을 물었다. 다수 의견이 철회하자고 했다. 공식 철회했다. 지금은 자유투어와 롯데관광에 집중하고 있다. 여행사 앞에서 1인시위도 계속해왔다.

그런데 자유투어나 롯데관광은 아직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 미치는 영향이 약한 건 사실이다. 광동제약이 빠르게 반응을 보인 건 소비재였다는 점이 있다. 여행업의 경우는 미리 예약하거나 단체 차원의 예약을 하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당장 가시적인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성수기여서 급박하게 선정한 것이긴 하지만 꾸준하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 미디어법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왜곡 보도를 일삼는 조중동이 문제가 많다는 것, 이미 국민들 사이에 공유되고 있다. 신문사들이 방송 진출은 더더욱 문제라고 느낀다. 더군다나 한나라당 미디어법 통과 과정에 절차 문제가 불거져 많은 사람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러한 조중동의 방송진출에 지분 투자하는 기업이 있다면 국민이 반드시 심판에 나설 것이다. 역시 불매운동을 생각해볼 수 있다. 발을 들여놓는 순간 그 기업은 국민과의 싸움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언소주가 가장 앞장서서 싸울 것이고 저희 뿐 아니라 언론, 소비자, 시민단체 등도 함께 할 것이다. 엄청난 힘이 폭발할 것이다.

KT 등 통신사도 거론된다고 한다. 공식적으로 확인된다면 그 기업은 사활을 걱정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자신 있다. 여성단체에서는 최근 KT의 '올레' 광고가 여성 비하적이라고 문제제기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정 안 통하면 불매운동을 하겠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두 기업의 조중동 편중광고도 심하다. 이미 불매운동 대상으로 생각해온 기업들이다. 컨소시엄 구성에 나서면 시민들의 엄청난 공분이 일어날 것이다. 통신사 상품은 불매운동 장벽이 높지 않다. 대체 상품도 많다. 자동차나 여행상품처럼 바꾸기 힘든 것도 아니어서 효과는 즉시 나타날 것이다.

한편 조중동 중 한 신문이 외자를 유치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외자와 국내 자본의 관련이 확인된다면 그 기업도 불매운동을 펼 것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