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MBC의 안광한 사장과 ‘비선실세’ 정윤회 씨가 수차례 만나 정권 협조 방안을 논의했다는 보도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MBC는 해당 사안을 보도한 언론사에 대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언론·시민단체들은 반발하며, “특검은 정윤회와 안광한을 당장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언론·시민단체들의 연대체인 ‘MBC를 국민의 품으로 공동대책위원회’(MBC공대위)와 언론단체비상시국회(언론시국회의)는 13일 낮 12시 상암동 MBC사옥 앞 광장에서 ‘공영방송 농단 MBC 안광한 사장 구속 및 언론부역자 청산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MBC를 국민의 품으로 공동대책위원회'와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는 13일 낮 12시 상암동 MBC사옥 앞 광장에서 '공영방송 농단 MBC 안광한 사장 구속 및 언론부역자 청산 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미디어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민간인 비선실세와 공영방송 사장의 만남은 그 자체로 용납될 수 없을뿐더러 청와대 협조 등을 운운하고 특혜를 약속했다면 이는 언론 자유와 독립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침해한 행위”라며 “특검은 정윤회와 안광한을 당장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 김종철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광한 사장이 (본인과 정씨와 밀담을 나눴다는 보도를 한) ‘TV조선과 미디어오늘’을 고소하겠다고 한다”며 “하루 빨리 특검에 고소하고, 정윤회와 함께 안 사장이 특검에 자진 출석해서 조사 받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김환균 위원장은 “(안 사장과 정씨의 독대에서) 정씨 아들 정우식에 대한 부탁도 함께 들어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정황들은 언론 취재를 통해 모든 줄거리가 완성돼 갈 것”이라며 “MBC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만큼 ‘비선실세’들과 촘촘하게 얽혀있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런 관계 때문에 MBC 뉴스가 망가지고 바른 말하는 기자들이 쫓겨나고, ‘애국가 시청률’이라는 처참한 지경에 이르게 됐다”면서 “헌재는 ‘비선실세’가 KBS·MBC 공영방송의 공적 가치를 망가뜨리고 훼손했는지를 탄핵소추안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3일 낮 12시 상암동 MBC사옥 앞 광장에서 '공영방송 농단 MBC 안광한 사장 구속 및 언론부역자 청산 촉 기자회견'을 취재 중인 MBC카메라 기자 모습.(사진=미디어스)

이날 기자회견에는 MBC 카메라가 등장해 기자회견에서 나오는 모든 상황들을 기록했다. 앞서MBC는 12일 저녁 <뉴스데스크>에서 ‘TV조선과 미디어오늘’이 안 사장에 대해 ‘허위 보도’를 했다며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송을 내보냈다. MBC는 이날 아침뉴스 등에서도 동일한 보도를 지속적으로 내보냈다.

▲12일 <뉴스데스크> 보도 화면 갈무리.

언론노조 조능희 MBC본부장은 “오늘 MBC 취재 카메라가 온 것을 보면 안 사장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이 간다”면서 “안 사장이 시사·보도·교양 프로그램을 괴멸시키고 정씨 아들 배역 청탁하면서 MBC PD들이 자율과 창의를 찾아 (MBC를) 떠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통탄할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조 본부장은 “언론노조 MBC본부는 두 달째 천막을 치고 사내에서 피켓 농성을 진행하며 이번 사태를 엄중히 보고 있다”며 “안광한, 김장겸, 최기화, 백종문 등과 정씨 아들 출연을 위해 PD들을 압박했던 장근수 드라마본부장 등에 대해 그 죄가를 기록하고 있으며 죄를 물을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언론시국회의는 지난달 20일 특검에 정씨 아들의 MBC 출연 특혜에 대해 배임 혐의로 수사 의뢰한 바 있다. 이들은 이날 ‘TV조선과 미디어오늘’ 보도를 바탕으로 안 사장을 추가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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