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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이 배석규 임시 대표이사(사장 직무대행) 신임 여부를 묻는 투표 결과가 공개된 것과 관련해, 노종면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장을 비롯한 해직자 6명에 대한 회사 출입 금지 조치를 밝혔다.

21일 오전에 열린 실·국장회의에서 배 직무대행은 “불신임 투표는 사규 위반뿐 아니라 본인과 상장회사에 대한 명백한 해사행위이기에 그냥 지나칠 수 없다”며 “회의 이후부터 해직자들에 대한 회사 출입을 금지하는 등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고 말했다고 YTN관계자는 전했다.

“YTN 사원 아니기에 다른 방식으로 책임 물을 것”

▲ 배석규 임시 대표이사 ⓒ송선영
배 직무대행은 “이번 투표는 회사의 질서를 훼손하고 생존을 하는데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며 “투표에 대해 (회사가)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투표를 개표한 사람들은 회사 소속이 아닌 해직자들이기 때문에 이는 사규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YTN은 이날 오전, 이같은 입장을 담은 공문을 노조에 보냈으며, 공문에서 “회사는 우선 해고자들이 회사 안을 마음대로 활보하고 다니면서 사내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해고자들의 회사 출입을 2009년 8월21일부터 금지하기로 결정하였기에 이에 통보한다”고 밝혔다.

YTN은 불신임 투표 결과가 언론에 공개된 것이 대표이사와 회사의 명예를 훼손했으며, 해직된 6명이 사원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또 감사를 중심으로 불신임 투표와 관련한 조사를 진행중이며 법적인 다툼에 앞서 명예훼손 등을 입증할 여러 증거들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YTN은 또 지난 20일 불신임 투표 결과가 담긴 노조의 공지를 모두 제거했다. 제거 이유에 대해서는 “이러한 조합의 행위는 회사와 직원간의 관계를 이간하여 사내질서를 훼손하고 회사와 경영진의 명예를 심각하게 저하시키는 것으로서 정당한 조합활동으로 볼 수 없다”며 “게시 중단을 요청하며, 또다시 게시할 경우 사규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 “법적인 무지에서 비롯된 무개념 협박”

▲ YTN이 해직자 회사 출입 금지 조치와 관련해 21일 오전 노조에 보낸 공문 ⓒ송선영
이에 대해 YTN노조는 이날 오후 입장을 내어 “한마디로 법적인 무지에서 비롯된 ‘무개념 협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아무리 해고를 당해도 조합원 신분이 유지됨은 물론이고 해직자들은 모두 노조의 집행 간부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노조 활동을 보장 받는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또 “사측은 어제 사내 지정게시판에 부착한 배석규 불신임 투표 결과 공지 게시물을 일방적으로 철거했다. 이는 명백한 부당 노동행위이므로 형사 고소 등으로 대응하는 한편 게시물을 재부착할 방침”이라며 “만약 게시물 부착이 불법이고 해직자의 노조 활동이 부당하다면 사측은 이를 제지해야 마땅할 것이고, 사측이 제지에 나설 경우 모든 상황을 채증해 법적 대응에 활용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노종면 지부장도 “해고를 당했어도 조합원 신분은 유지가 되고, 조합원의 노조 사무실 출입을 비롯한 노조 활동은 보장이 된다”며 “노조 게시물 등이 회사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 아니라 배 전무가 부당한 조치를 취하면서 노출되면서 생긴 명예훼손이 더 클 것”이라고 비난했다.

노 지부장은 노사가 합의한 단체협약 가운데 홍보활동 보장을 명시한 제10조를 회사 쪽이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제10조(홍보활동 보장)
1. 회사는 조합의 자유로운 사내 홍보활동을 보장한다.
2. 회사는 조합간판의 게시 및 회사 내에서의 조합 활동을 위한 홍보물의 배포와 게시, 전용게시판의 설치 및 활용을 인정한다. 다만, 게시물은 조합 직인 또는 위원장의 날인이 있는 것에 국한한다.

▲ 노종면 지부장이 21일 오후 4시 YTN 19층 사내 게시판에 배석규 불신임 투표 결과 공지를 게시하고 있다. ⓒ송선영
YTN노조는 이날 오후 4시 보도국이 있는 19층을 비롯해 사내 지정게시판에 회사 쪽이 철거한 불신임 투표 결과 공지를 다시 게시했다.

현재 YTN은 배 직무대행이 밝힌 ‘해직자에 대한 회사 출입 금지’에 따라 총무국 등 관련 부서에서 해직자의 출입을 막기 위한 조치를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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