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3일 KBS <사미인곡>의 한장면이다.

시사프로그램들이 요즘 변신중이다. 100년 정도는 똑같은 포맷을 유지할 것 같았던 MBC < PD 수첩 >까지도 아나운서까지 등장시키며 시청자들에게 한발짝 다가왔다.

지난 6일 첫방송을 시작한 <사미인곡>도 마찬가지다. 생방송으로 휴먼다큐를 내보내는 게 과연 어떤 효과가 있을지 의구심도 가졌던 게 사실이다. 모금방송이나 시사프로그램이 아니면 잘 하지 않던 시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방송을 시작하니 기우였음이 드러났다. 네 명의 아나운서가 네 명의 이야기를 각자 내레이션을 맡아 진행하는 방식도 독특하고, 시청자들이 보낸 반응을 읽는 재미도 솔솔하다. 뻔한 리액션으로 반응하는 방청객들보다 안방에서 보낸 문자메시지들이 감동을 배가 시킨다.

첫번째 이야기 신신예식장 백낙삼 할아버지 편에 보낸 반응들을 보라.

"할아버지의 행복한 모습, 행복한 봉사"(9895), "아빠 지방에 내려간지 4개월인데 항상 힘내세요. 사랑합니다"(7972), "결혼은 인생에 단 한법뿐이다. 전 창복"(5045), "너무 감격 만능이세요 ㅋㅋ"(8987), "안녕하세요 저는 마산에 사는 이연우라고 해요. 우리 외삼촌이 장가를 가요. 축하해주세요."(6434), "인생은 점점 양초처럼 없어지는 것입니다. 노부부처럼 살면 인생의 양초는 늦어질꺼에요."(2824), "너무 아름답습니다. 그 어떤 꽃이 이 보다도 고울까요"(9632) 등이다.

맞춤법은 틀렸지만 마음만은 진솔하게 전달되는 반응들이 많았다. 같은 시간에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서 감동을 공유한다는 느낌이 프로그램에 집중력을 높이는 듯하다.

이렇게 실시간으로 시청자 의견을 받는 프로그램이 물론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음악프로그램에서 팬들이 보낸 "**오빠 오늘 짱 멋져요!"류의 메시지들만 주로 보다가 휴먼다큐에서 보니 느낌이 색다르다.

다만 시청자가 보내준 메시지를 자막처럼 한줄씩만 흘리는 바람에 문장이 길어지면 보기에 불편하다. 편집에도 과감한 시도를 했으면 좋겠다.

방송은 이어 '휴먼스토리' "내 심장 반은 한국 아이들 몫, 천사 할머니 하지스", '스틸사진관' "설악산 퀵 서비스맨" 등의 사연을 선보였다.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다시 볼 수 있다. 윤인구, 최원정, 한석준, 박지윤 아나운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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