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뉴시스의 한 기자가 선배 기자에게 폭행을 당해 회사를 그만두는 사건이 벌어졌지만 뉴시스 사측이 가해자에 대한 징계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피해 기자와 같은 기수인 뉴시스 15기 동기 12명은 3일 성명서를 냈다. 이들은 ▲인사위를 열어 김동현 차장을 파면 조치할 것 ▲편집국 내 폭행, 인격모독 사건 조사하고 재발 방지책 제시할 것 ▲부당한 이유로 퇴사한 피해 기자에게 사과할 것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

(사진=뉴시스)

3일 뉴시스 15기 기자가 낸 성명에 따르면, 뉴시스 국회 정담팀 소속 김동현 차장은 지난달 21일 국회 뉴시스 기자 부스 안에서 후배 기자의 정강이를 발로 차고 주먹으로 등을 수차례 때렸다. 목격자의 말에 따르면 ‘퍽퍽’ 소리가 날 정도였으며, 발길질로 정강이의 살갗이 벗겨져 피가 나기도 했다. 이후 김 차장은 피해 기자에게 욕을 하고 예정에 없던 회사 내근을 보냈다.

뉴시스 15기 기자들은 “여러 사람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심각한 폭행과 인격모독을 당한 당사자가 느꼈을 모욕감과 수치심, 신체적 고통은 가히 짐작할만하다”면서 “김 차장은 이번 사건이 발생하기 전부터 피해 기자의 귀를 잡아당기고 가슴을 꼬집는 일을 수차례 반복했다”고 밝혔다.

15기 기자들은 김 차장은 이번 사건 외에도 팀원들에게 인격모독과 폭언을 일삼아 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김 차장은) 지난해 8월에는 후배 교육을 제대로 못 한다는 이유로 모 선배의 머리를 강하게 때린 바 있다”면서 “이 사건이 발생하고 얼마 후 해당 선배는 부서를 옮겨야했지만 김동현 차장은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동현 차장의 폭언과 인격모독에 지쳐 그간 정당팀을 떠난 기자도 여럿”이라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뉴시스 지부(김훈기 지부장)는 지난달 29일 대위원회의를 열고 가해자인 김 차장에 대해 만장일치로 ‘노조원 자격 박탈’ 결정을 내렸다. 30일에는 사측에 가해자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열고 징계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사측이 사건 발생 2주일이 지난 이날까지도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자, 피해 기자와 같은 기수인 15기 기자들이 성명을 낸 것이다.

15기 기자들은 “김 차장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의 폭력과 인격모독이 지속적으로 반복됐다”면서 “그간 김 차장이 후배를 상대로 한 만행을 돌이켜보면 이번 폭행사건은 어쩌면 예견된 사고였는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이들은 “피해자가 회사를 떠나고, 가해자인 김 차장은 그대로 남아 이전과 같은 지위를 누리는 이 불의를 우리는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면서 “이제 우리는 당당하게 요구사항을 말하고 이것이 실현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시스 김형기 편집국장은 3일 저녁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퇴사한 15기 기자에 대한 선배 기자의 폭력이 있었다는 사실은 어제(2일) 들었다”면서 “일단 전체 상황을 파악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서 오늘 정치부에 사태를 자체적으로 파악해보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기자들의 성명까지 나온 상황이라면) 회사로서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실체적 진실을 알고 난 뒤에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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